[OSEN=김경주 인턴기자] 영화 '황해'에서 잔인한 살인에도 눈 깜짝 하지 않던 김태원이라는 인물. 그러나 스크린 밖에선 매너있고 위트 넘치는 꽃중년 배우 조성하.
스크린 상에서 강한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완벽한 연기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그는 의외로 엉뚱한 면도 있고 입담도 좋은 배우였다. 하지만 연기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만큼은 진지하고 신념 강한 '진짜' 배우였다.
지난 19일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올 한 해가 이제 자신의 시작일뿐이라고 겸손한 말을 건넸다.

"올 한 해 많은 사랑을 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새롭게 마음가짐을 가지고 뛰어야 될 것 같아요. 마치 마라톤 출발선에 선 것 같은 느낌입니다. 지금까지는 체력을 관리하고 페이스 조절을 한 것 같고요(웃음). 화창한 날에 그 많은 사람들과 어깨를 견주는 재밌는 경주가 시작될 것 같습니다. 그동안 거북이처럼 꾸준히 앞만 보고 기어왔는데 좀 더 많은 벗들과 함께 경주를 시작하려 합니다"
그는 영화 '황해'로 대종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소감도 전했다. 레드카펫이 더 열심히 하라는 열정의 붉은색으로 느껴졌다는 인상적인 소감.
"당황스럽고 놀랍기도 하고 감동적이고 울컥하기도 했습니다. 그 때 당시 레드카펫을 처음 밟아본 것인데 들어갈때는 레드카펫이 빨강색이었는데 상을 받아가지고 나올 때는 좀 더 열정적으로 하라는 열정의 색깔로 다가왔어요. '앞으로 좀 더 재밌게, 열심히 해야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상이라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 증명을 받는 것이고 도장을 찍어주신 것이니까 한편으로 힘도 더 나고 감사합니다"
그는 이번 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계기를 함께 영화를 작업했던 배우들로 돌리는 겸손함도 보였다.
"'황해'는 도약에 힘을 준 굉장히 중요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다 상까지 주시니 지금 시기에 가장 필요한 오아시스같은 에너지가 있는 작품이에요. 촬영을 하면서 기다리고 인내하는 것이 힘들었지만 작품성면이나 배우의 역량을 과시하는 부분이나 너무 좋은 기회여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촬영에 임했습니다. 좋은 배우들하고 어울려서 그들의 후광이 나에게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좋은 배우들하고 작업을 같이 한 것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영화 '5백만불의 사나이'에서 호흡을 맞추게 된 박진영에 대해서도 진지한 배우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가수 박진영씨의 팬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연기자로 만나야되기 때문에 그 부분은 걱정을 했어요. 그런데 만나서 대화를 해보고 연기도 같이 해보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어린 친구들이 연기를 시작할때와는 다르게 진지해요. 작업을 하면서 폼을 잡는다거나 거짓말을 하는 것들이 없어 서로간에 믿음이 생깁니다. 이 친구가 마지막까지 진중하게 하면 아마 박진영의 새로운 면모가 발굴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는 목표를 정해두지 않고 목표에 자신을 가둬놓지 않으며 새로운 것이 다가올 내일을 기다린다는 연기관도 밝혔다.
"연기 생활을 하면서 목표를 정한다는 것은 아직 무의미한것같습니다. 마치 무전여행처럼 목표를 정하지 않고 주어진 상황에 따라 가면 긴장감도 있고 흥미가 생기면서 도전욕구가 생기는 그런 재미가 있어요. 작품을 정할때 '이 연기를 하고싶다' 생각하고 정한적이 없습니다. 내일의 나의 모습을 나 조차도 모르는 것, 그래야 내일이 궁금한게 아닐까요. 그래서 상상력을 고정시키고 싶지 않습니다"
'꿀성대'라는 별명이 생긴 것에 대해 가문의 영광이라며 기쁜 소감을 전했다.
"가문의 영광입니다. 정말 감사해요. 목소리가 좋은 많은 배우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저로 인해 '꿀성대'라는 신조어가 생겼다는 것이 참으로 큰 칭찬이고 감사한 일입니다"
'조성하'라는 배우를 대중에게 한층 더 가깝게 만들어준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전했다.
"'1박 2일'을 통해서 모든 시청자들과 팬들에게 옆에 있는 편안한 사람처럼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고 생각해요. 그 전에는 영화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캐릭터를 표현해보였기 때문에 '저 사람은 어떨 것이다'라는 선입견이 대중에게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아, 조성하는 평범한 사람이구나. 우리 옆에 있는 사람이구나'라고 좀 더 폭넓게 인정받은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배우로서 연기에 더 집중을 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다른 예능 프로그램 출연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지금은 연기에 집중을 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연기자로서 보여드릴 수 있는 위치에 서기 시작한것 같은데 자꾸 다른 일을 많이 해서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아요. 작품에서 연기자로서 더 많은 것들을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배우로서 어느정도 자리를 잡고 있는게 보기좋지 않을까요. 언감생심, 과유불급입니다. 적당히 자기를 돌아볼줄 아는게 좋은 것 같아요(웃음)
그는 마지막으로 내년을 맞이하는 소감을 짧고 굵게 전했다.
"늘 열심히 하고 싶고 늘 새롭고 싶습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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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