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신연봉제 속 오지환의 '연봉 롤러코스터'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1.12.21 10: 42

LG 트윈스의 신연봉제를 내야수 오지환(21)만큼 피부로 느낀 선수가 또 있을까.
오지환은 2012 시즌 연봉 협상에서 올해 연봉 1억200만원에 비해 53% 삭감된 48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웬만한 큰 사건이나 부상이 아닌 이상 50% 넘게 삭감되는 경우가 드문 야구계에서 충격적인 일이었다.
그러나 오지환은 이미 지난해 더 놀라운 일을 겪었다. 오지환은 2009년 입단 후 2년차인 지난해 LG 주전 유격수로 발돋움하며 125경기에서 2할4푼1리의 타율에 85안타 13홈런 61타점을 기록했다. 그런 그에게 팀은 연봉 325% 인상이라는 큰 선물보따리를 안겨줬다. 최저 연봉 2400만원에서 단숨에 억대 연봉자가 된 오지환이었다.

그는 올 시즌 5월 19일 오른쪽 손바닥 부위 뼛조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뒤 8월 7일 1군에 복귀하면서 전반기에 거의 나서지 못했다. 올 시즌 오지환은 지난해의 절반에 불과한 63경기에 출장해 33안타 15타점 2홈런 타율 2할1푼2리를 기록하며 불만족스러운 한해를 보냈다.
그리고 그의 하락한 성적은 팀의 신연봉제 계산에 고스란히 적용됐다. LG는 지난해 야구 통계 프로그램인 세이버 매트릭스 중 하나인 윈 셰어(Win Share, WS)를 연봉 협상에 50% 반영했다. 나머지 50%는 과거부터 지속해 온 내부 고과 산정이 적용됐다. 서열을 파괴하고 매해 고과를 연봉에 반영하는 신연봉제 시스템에 따른 결과였다.
20일까지 팀내 1군 선수 53명 중 38명이 연봉 재계약을 마친 가운데 올 시즌 유격수로 나섰던 박경수(25)가 공익으로 입대하면서 오지환 대신 수혜를 입은 직접적인 선수는 아직 없다. 다만 내야수 부족으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종횡무진 뛰었던 서동욱(27)이 아직 협상을 끝내진 않았지만 연봉 급상승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지환이 내년 부활로 다시 '연봉 열차'를 끌어올릴 수 있을까. 아직 어린 그에게 격차 큰 연봉이 당황스러워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의 부활 의지를 끌어올리는 데에는 큰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내년을 지켜봐야 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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