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잘못한 게 있으면 바로 바로 지적해 달라".
한화 박찬호(38)가 후배들에게 한 가지 당부했다. "내가 잘못한 것이 있으면 바로 바로 지적해 달라"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통산 124승 아시아 최다승 투수가 아닌 신인의 마음으로 한화 팀에 녹아들겠다는 게 박찬호의 진심이다.
지난 20일 입단식을 가진 직후 한화 구단 실무진과 점심 식사 자리를 가진 박찬호는 이후 새로운 팀 동료가 된 박정진 한상훈과 간단한 티타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찬호는 내년 시즌 함께 뛸 이들에게 솔직한 마음으로 한 가지 부탁했다.

박찬호는 "아무래도 미국에 익숙하다 보니 한국에 적응하지 못할 수도 있다. 내가 잘못한 게 있으면 바로 바로 얘기하고 지적해줬으면 좋겠다. 괜히 서로 오해가 생기면 불편해지고,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팀웍이 깨질 수 있으니 때문에 내가 혹시라도 잘못한 행동을 하면 어려워하지 말고 바로 바로 지적해 달라"고 말했다.
주장 한상훈은 "찬호형의 진심이 느껴졌다. 항간에서는 찬호형이 한국야구 문화에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떠돈다. 찬호형도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더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팀웍이기 때문에 서로 오해하지 말고 항상 열린 마음으로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는 박찬호의 진심어린 메시지를 전했다.
신일고 3학년 시절 박찬호가 주최한 행사에서 그를 처음 본 한상훈은 2007년말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예선 대표팀에서 상비군으로 박찬호를 본 것이 전부였다. 그는 "찬호형은 메이저리거이고 최고의 선수이기 때문에 무게를 잡으실 줄 알았다. 하지만 오히려 세심한 부분을 챙겨주고 배려해 깜짝 놀랐다"며 첫 만남에서의 인상을 말했다.
메이저리그에서 17년, 일본에서 1년 모두 18년을 해외에서 선수생활을 한 박찬호다. 어디서든 야구를 한다는 건 같지만, 시스템과 문화적인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박찬호도 이 부분에 대해 스스로 "다른 점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대화를 통해 극복할 것이다. 국내 최고 투수 류현진에게 배울게 있으면 배우고, 여러가지를 공유하며 적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입단식 직후 함께 뛸 동료 후배들에게 박찬호는 팀웍을 강조하며 스스럼없이 "잘못한 게 있으면 지적해 달라"는 부탁 아닌 부탁을 했다. 내년이면 불혹의 나이로 한화 팀 내 최고령이다. 하지만 박찬호는 열린 마음으로 먼저 팀에 잘 녹아드려하고 있다. 주장 한상훈과 고참 박정진 신경현도 "찬호형의 적응을 적극적으로 돕겠다"며 마음을 열었다.
한상훈은 "1월초 선수단 단합대회를 열 것이다. 찬호형 뿐만 아니라 (송)신영이형 등 다른 팀에서 온 선수들이 적응하는데 도움이 되기 위함"이라며 선수단의 융화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한화맨' 박찬호의 국내 적응은 걱정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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