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타나' 봉중근(31, LG 트윈스)이 독한 마음을 먹었다. 2012시즌 명예 회복을 다짐한 봉중근이 예정된 재활캠프 귀국도 마다하고 혼자 사이판에 남는다.
봉중근은 지난 4일 김용일 트레이닝 코치를 따라 팀 동료 정재복, '작뱅' 이병규, 서동욱, 신정락, 정의윤 등과 함께 날씨가 따뜻한 사이판으로 날아갔다. 12월 한파가 몰아친 한국에서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LG 재활 훈련을 돕기 위해 사이판에 머물다 입국한 김용일 코치는 OSEN과 만난 자리에서 "봉중근을 비롯한 모든 선수들이 순조롭게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봉중근은 지난 6월 1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에 위치한 '조브클리닉'에서 루이스 요컴 박사로부터 왼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요컴 박사로부터 "새로운 인대가 매우 튼튼하다"는 말을 들은 봉중근은 지난 11월 20일부터 캐치볼 훈련을 시작해 현재 40m 거리를 무리 없이 소화하고 있다. 지금처럼 훈련을 꾸준히 이어갈 경우 30일까지 롱토스를 끝나게 된다.
김용일 코치는 "원래는 내년 1월 1일부터 마운드 프로그램에 들어가야 하지만 무리하지 않기 위해서 15일 정도 더 롱토스 훈련을 한 뒤 1월 15일 투수와 포수조 사이판 캠프가 시작되면 본격적으로 마운드 훈련을 소화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만약 봉중근이 마운드 훈련마저 가뿐히 소화할 경우 2월 중순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부터는 실전 투구도 시작할 수 있다. 그렇게 3월 중순까지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릴 경우 4월 퓨처스리그(2군) 실전 경기 후 5월 1군 복귀가 LG와 봉중근이 바라는 시나리오다.
LG는 올 겨울 조인성을 비롯한 송신영, 이택근이 FA 자격을 획득한 뒤 팀을 떠나면서 전력 누수가 심한 상태다. 그러나 신임 김기태 감독이 선수단에 강한 믿음을 보이며 내년 시즌 4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봉중근이 시즌 중반 마운드에 복귀할 경우 천군만마를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봉중근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가 한국에 오는 대신 훈련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봉중근은 "나도 연말을 한국에서 보내고 싶지만 진주캠프 때부터 몸을 충분히 만들었다. 사이판에서도 상태가 좋은데 한국에 들어갈 경우 날씨도 추워서 정상적인 훈련을 하기 힘들 것 같다"라며 "그냥 이곳(사이판)에 남아 훈련하겠다"라고 투지를 보였다.
LG 역시 봉중근의 열정을 이해하며 트레이너 한 명을 사이판에 둘 예정이다. 봉중근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29일 귀국한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오로지 훈련에만 몰두한 봉중근의 강한 의지 속에서 내년 시즌 희망이 보인다.
agass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