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를 따로 성적으로 정하지는 않았다. 전 경기 출장이 목표다".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의 정규시즌 2위에는 내야수비 안정이 컸다. 지난해까지 3루수를 보던 이대호(29)가 1루로 옮기고 그 자리에 황재균(24)이 들어갔다. 황재균은 롯데 이적 첫 해였던 지난해 주로 유격수로 나섰지만 올해는 고정적으로 3루수로 출전했다. 그리고 주전 유격수로 문규현(28)이 발돋움하며 롯데 내야는 새롭게 자리배치를 했다. 그 결과 올 한 해 롯데 내야는 큰 공백 없이 부드럽게 돌아갔다.
그 중심에는 황재균이 있었다. 황재균은 올해 117경기에 출전, 타율 2할8푼9리(398타수 115안타) 12홈런 68타점을 올리며 8개 구단에서 가장 무서운 8번 타자로 자리 잡았다. 황재균은 하위 타선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롯데 핵타선의 연결고리가 됐고 수비에서도 강한 어깨와 순발력을 앞세워 핫코너를 든든하게 지켰다. 특히 SK와의 플레이오프에서 황재균은 말 그대로 펄펄 날았다. 매 경기에서 신들린 듯한 수비로 시리즈를 5차전까지 끌고 갔다.

그렇지만 황재균은 거기에 만족하지 못하며 올해보다 더 나은 내년을 준비하고 있었다. 현재 황재균은 서울에서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구슬땀을 쏟고 있다. 그는 "30일 부산에 내려가기 전까지 서울에서 하던 운동 계속 하면서 몸을 만들 것"이라며 근황을 소개했다.
지난해 황재균은 큰 기대 속에 롯데로 왔지만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지는 못했다. 시즌 중간 트레이드 되며 어수선한 것도 있었고 몸 상태도 좋지 않으며 94경기서 타율2할2푼5리로 부진했다. 그렇지만 올해 이를 악 문 황재균은 롯데 내야의 '필수 요소'로 도약하며 맹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활약의 비결을 묻자 황재균은 "작년과 특별히 달라진 건 없었다"면서도 "올해는 아픈 게 없었던 게 이유다. 또한 처음부터 롯데라는 팀에서 뛰었기에 마음가짐이 작년하고는 달랐다"고 말했다.
황재균은 롯데 내야 안정이 본인만 잘 해서 된 게 아니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주위에서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하긴 하지만 내야 수비 안정은 저 혼자 힘으로만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나 말고도 (문)규현형도 좋은 수비를 펼친 덕분이 아닐까 한다. 모두 다 잘 한 것"이라며 팀 동료들을 추켜세웠다.
다만 올해 아쉬웠던 점은 부상으로 잠시 전열에서 이탈한 것과 유난히 실책 숫자가 많았던 것이다. 황재균은 지난 6월 13일 왼 허벅지근육 미세파열이라는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갔다. 그리고 약 1개월가량 2군에서 머물며 팀의 부진을 타는 마음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는 "2009년에는 안 아프고 전 경기에 출전했는데 올해는 그러지 못해서 아쉬웠다"고 토로했다. 또한 "올해 유난히 실책(22개)이 많은 것도 아쉽다"고 밝혔다.
때문에 황재균의 내년 목표는 전 경기 출장이다. 그는 "내년 목표는 내 자리 지키면서 전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라며 "또한 올해 정도 타율을 유지하는 것도 목표다. 올해는 중요할 때마다 타점을 올렸던 기억이 난다"고 힘주어 말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 황재균은 "스프링캠프 가서는 파워, 집중력, 스피드 등을 보강할 예정이다. 기술적인 부분은 그렇게 훈련을 하다 보면 다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롯데는 내년 황재균의 힘이 더 많이 필요하다. 이대호의 이적으로 생긴 공격력 감소를 황재균의 중장거리포로 최소화해야 한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황재균의 타순을 조금은 더 올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황재균은 "특별히 원하는 타순은 없다. 나가라고 하는 자리에 나를 맞출 뿐"이라고 굳은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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