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리그 참가자에 국한되지 않는다. 뒷문을 확실히 지켜줄 투수라면 최대한 범위를 넓게 보고 선택하겠다”.
접전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는 강력한 마무리 투수가 필요하다. 삼성 라이온즈가 올 시즌 통합우승에 성공한 데는 ‘1블론 47세이브’ 구원왕 오승환(29)의 존재감이 컸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이방인 마무리 투수를 찾는 김진욱 두산 베어스 감독의 시선은 그만큼 신중했다.
김 감독은 최근 더스틴 니퍼트와 짝을 이룰 외국인 마무리 투수 찾기에 대해 “최대한 여유를 갖고 후보들을 둘러본 뒤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라는 뜻을 밝혔다. 지난 9월부터 마무리 투수 노릇을 하던 페르난도 니에베는 이미 팀 융화력에서 낙제점을 받고 퇴출된 지 오래다.

사실 두산은 2010년 14승 전력의 켈빈 히메네스(31. 라쿠텐)가 팀에서 방출될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었다. 국내에서 검증된 투수인 만큼 향후 4년 간 국내 보유권을 가진 두산이 ‘자유인’ 히메네스를 다시 데려올 수도 있었으나 히메네스는 다음 시즌에도 라쿠텐 유니폼을 입는다. 히메네스 복귀가 좌절되며 두산은 결국 마무리 투수를 찾는 쪽으로 노선을 확정지었다.
이미 이복근 스카우트팀 부장과 정재훈 전력분석원이 도미니카 윈터리그를 찾아 후보자들을 열심히 둘러보고 왔다. 그러나 국내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줄 만한 투수로 후보군을 좁혔을 때 메이저리그 구단에 보유권이 묶여있는 경우가 많아 이마저도 선택이 쉽지는 않다. 타 구단에서도 스카우트진을 파견한 만큼 두산 스카우트진의 눈에 띈 선수는 다른 팀에도 대부분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어느 정도 후보군을 압축했다”라며 현재 외국인 선수 수급 진전 상태를 이야기한 김 감독. 선발-중계진에서 팀 내 젊은 투수들의 두각을 기대하며 확실한 마무리 투수를 영입해 강한 투수진을 향한 마지막 퍼즐을 찾는 김 감독은 누구보다 강한 투수를 찾길 바랐다.
“구단에 0블론세이브가 가능할 만한 위력적인 투수를 찾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8회까지 니퍼트-김선우를 비롯한 선발진, 구원투수진이 경기를 잘 막아내고 마지막 1이닝을 확실히 매조질 명품 마무리를 영입하고자 한다”.
도미니카 윈터리그 참가자만이 대상은 아니다. 두산은 최근 세이부 감독, 2009 일본 WBC 대표팀 수석코치를 역임한 이토 쓰토무를 수석코치로 임명했다. 올 시즌 NHK 해설위원으로 일본 내 외국인 투수들의 공을 지켜봤던 이토 수석코치가 있는 만큼 올해 일본에서 뛰었던 투수들도 두산의 새 외국인 투수 후보로 꼽힌다.
“이토 코치와도 새 외국인 투수에 대해서는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도미니카에서 뛴 선수들로 후보를 한정짓지 않는다”.
실제로 올해 소프트뱅크에서 뛰었던 옌시 브라조반(31)이나 요미우리 유니폼을 입었던 조나단 알발라데호(29), 세이부 출신 알렉스 글래먼(34) 등은 국내 무대에서 마무리 투수로 활약할 만한 선수들이다. 이들은 모두 올 시즌을 마치고 전 소속팀에서 자유계약 방출되었다. 카를로스 토레스(전 요미우리), 브라이언 시코스키(전 세이부) 등은 이미 두산의 후보군에서 제외되었다.
조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후보들을 찬찬히 살펴본 뒤 결정짓겠다는 것이 새 외국인 투수 영입에 대한 김 감독의 이야기다. 두산은 과연 다음 시즌 ‘무 블론세이브’가 가능할 만한 명품 마무리 투수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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