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련미를 이긴 것은 젊은 패기였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지난 21일 안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1-20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4라운드 인천 전자랜드와 홈경기에서 87-63으로 완승을 거뒀다. KGC는 이날 승리로 지난해 10월 30일부터 시작된 전자랜드전 8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허리 부상으로 인한 6경기 결장 후 이날 복귀한 로드니 화이트(31, 206cm)가 18득점 7리바운드로 건재를 과시했고, 화이트의 복귀로 어깨가 가벼워진 슈퍼 루키 오세근(24. 200cm)도 18점을 쏟아부으며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경기 전 이상범 KGC 감독은 그동안 유독 전자랜드에 약했던 이유에 대해 "상대 팀에는 베테랑이 많다. 신기성, 문태종, 강혁 등 위기가 오면 풀어나갈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고 말했다. 한 마디로 전자랜드에는 젊은 피의 KGC를 누를 수 있는 노련미가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날 경기 전까지 5연승으로 2위를 달리고 있던 KGC는 거칠 것이 없었다. 특히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이 "우리 팀과 경기 때는 잘 풀리지 않는 것 같다"고 평했던 오세근은 수비에서 공격까지 모든 부문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종횡무진 코트를 누볐다.
오세근은 3쿼터 시작부터 혼자 자유투 2개와 2점슛 한 개를 성공시키더니 3쿼터에만 10점을 몰아넣었다. 2쿼터까지 6점 앞섰던 KGC는 오세근의 활약으로 3쿼터에 점수차를 21점까지 벌렸다. 그리고 오세근이 빠진 4쿼터에는 김태술(27, 180cm)과 이정현(24, 191cm)이 14득점을 합작하며 전자랜드의 기를 꺾어놨다.
반면 전자랜드는 번번이 슛이 림을 벗어나고 결정적인 순간마다 턴오버를 범하며 스스로 경기 흐름을 끊었다. 허버트 힐이 14득점 11리바운드로 이날 경기에서 유일하게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고군분투했지만, 최고령팀 전자랜드는 후반 들어 27득점에 그치며 43점을 올린 KGC의 넘치는 체력을 감당하지 못했다.
경기가 30점 가까이 벌어지자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도 포기한 듯 '4쿼터의 사나이' 문태종을 기용하지 않았다. KGC도 화이트와 오세근, 양희종 등 주전 선수들을 모두 내보냈지만 점수는 결국 뒤집히지 않았다. 1년이 넘게 이어진 연패의 악연을 끊어낸 KGC의 완벽한 승리였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