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없는 겨울, '실내 야구대회'로 치고 던진다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1.12.22 06: 44

야구없는 겨울은 야구팬에겐 너무나 길다. 또한 야구를 직접 즐기는 아마추어 야구 동호인들에게도 겨울은 야구를 하기엔 쉽지 않은 계절이다.
겨울철 기온이 떨어지면서 야외 경기가 힘들어진 야구 동호인들이 반길 조금은 색다른 야구가 등장했다. 바로 실내 배팅 야구대회인 '나도 타격왕(나타왕)'이 그것이다.
국내 최초 사회인 실내 배팅 야구대회인 '제1회 인터스포츠 실내 베이스볼 챔피언쉽'이 지난 3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서초구 인터스포츠 양재점에서 (주)LG패션 주최, 한국야구위원회(KBO), 한국리틀야구연맹, 게임원, 하이브랜드 후원으로 열렸다. 대회에 참가한 32개 사회인 야구팀은 보름 동안의 토너먼트 경기를 가졌고 그 결과 18일 치러진 결승에서 '포브스'팀이 최종 우승을 차지하며 500만원 상당의 '2012년 리그 유니폼 및 장비 전 품목 지원권'을 획득했다.

또한 단체전에 참가하지 못한 개인 참가자들을 위한 개인전도 실시했다. 대회 기간 중 경기장을 방문한 참가자 가운데 타격왕, 최고 구속왕, 최다 참가왕, 여성 타격왕을 선정해 윌슨 글러브, 위팬 유니폼, 리복 운동화, 야구공 한 다스 등을 시상했다.
이번 대회 진행을 맡은 인터스포츠 고현규 MD는 "시즌이 끝나고도 야구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에 동호인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실내 야구대회와 함께 마련된 야구용품 박람회 등을 즐기며 이번 대회를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다"면서 "이번 1회 대회를 통해 드러난 보완점 등을 착실히 준비해 내년 2월 중순에는 2회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인터스포츠는 야구 뿐 아니라 다양한 스포츠 대회를 통해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실내 야구대회, 어떤 방식으로 치러졌을까
실내 야구대회는 이제까지의 야구와는 진행 방식이 조금 다르다. 실내에서 치러지는 만큼 공간적인 제약이 있다 보니 타격과 투구 두 항목으로만 승부를 결정 내는 방식이다.
각 팀은 9명의 타자와 1명의 투수로 구성된다. 우선 9명의 타자가 배팅장에 들어가 각 타순에 따라 다른 난이도의 공을 7개씩 받아 친다. 그리고 점수판에 명중시킨 점수를 모두 합산하는 방식이다. 정면에 있는 점수판은 마치 다트판과 같이 위치에 따라 획득할 수 있는 점수가 다르다. 다만 타자의 타구가 그물이나 바닥, 벽면에 맞은 뒤 점수판에 맞으면 무효 처리된다.
배팅 케이지는 흔히들 즐기는 실내 배팅장과 비슷하게 생겼다. 피칭 머신을 통해 공이 날아오고 타자가 그 공을 받아치는 방식이다. 그렇기에 점수를 내기 쉬울 것 같지만 생각보다는 까다롭다고 한다. 18일 결승전에 출전한 한 선수는 "쉽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어렵다"면서 "공의 구속은 대략 시속 100km 안팎으로 느껴진다. 그런데 공이 높낮이를 다르게 해서 날아오고 코너워크도 어느 정도 되기 때문에 까다롭다. 다행인 점은 변화구는 던지지 않더라"며 웃었다.
 
모든 타자의 타격이 끝나면 투수의 차례다. 양 팀 투수는 투수용 점수판에 총 3개의 공을 정해진 구속(시속 85km) 이상으로 던져 점수판을 명중, 이를 합산한 점수를 추가로 획득하도록 했다. 연장전도 있다. 만약 타격과 투구 결과 양 팀의 점수가 같다면 투수는 공 3개씩 더 던질 기회를 받는다.
▲ 실내 야구대회, 겨울 야구 대안이 될까
이날 결승전에서 0-6으로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한 '강남 포브스 A'팀의 감독은 "평소 자주 가는 사회인야구 인터넷 커뮤니티에 홍보 자료가 올라와서 출전하게 되었다"면서 "실제로 출전해보니 재미가 있긴 하다"고 실내야구에 대한 호평을 했다.
실내야구 대회의 가장 큰 장점으로 겨울철에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겨울철 기온이 내려가면 사실 그라운드에서 야구를 하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몸도 잘 안 풀리고 부상을 입을 가능성도 크다"면서 "사회인야구 인구가 늘어나며 사실 야구를 할 공간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에 실내야구가 앞으로 계속 발전한다면 겨울철 야구 동호인들이 즐길 수 있는 충분한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아쉬웠던 점도 지적했다. 그는 "야구 실력보다는 운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 같다. 배팅 케이지가 좁은데 실제 야구에서는 충분히 안타 성으로 인정될 타구도 옆면을 맞았다는 이유로 파울 처리되는 일이 잦았다. 그래서 점수가 안 날 때는 계속 안 나오고 점수가 날 때는 한 번에 10점씩 나곤 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우타자의 경우는 스윙하는데 큰 지장은 없는데 좌타자는 풀스윙을 하면 펜스에 방망이가 닿아 제대로 스윙을 할 수 없었다. 다음번에는 좀 더 넓은 공간에서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실내야구가 겨울 스포츠의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그는 "분명히 매력은 있다"면서도 "날이 추운 겨울에는 장점이 있는데 야구하기 좋은 계절에는 동호인들이 실내야구 보다 실제 야구장에서 뛰고 땀 흘리는 것을 좋아할 것 같다. 대회 규칙이나 장소 등을 좀 더 보강한다면 더 많은 동호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며 보완점에 대한 지적을 했다.
이에 인터스포츠 고현규 MD는 "처음 한 대회라 부족했던 부분이 있었다"면서 "1회 대회의 반응이 뜨거웠던 만큼 2회, 3회 대회를 내년 지속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드러난 보완점을 보충해 계속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며 동호인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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