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의 거포 본능을 일깨운 '긍정 바이러스'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1.12.22 06: 52

방출과 재입단의 우여곡절을 겪은 최형우(28, 삼성 외야수)는 어떠한 위기에도 "나는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밑바닥까지 추락했던 쓰라린 과거는 성공을 위한 발판이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베스트셀러 제목처럼.
성공을 향한 투지로 똘똘 뭉친 최형우의 질주는 거침없다. 2005년 10월 삼성에서 방출된 뒤 경찰청 야구단에 입대한 최형우는 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했다. 그는 포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해 수비 부담을 줄이고 공격력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2007년 2군 북부리그서 타율 3할9푼1리 128안타 22홈런 76타점 72득점으로 도루를 제외한 공격 전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최형우는 삼성과 연봉 5000만원에 재입단 계약을 맺었다.

'눈물 젖은 빵'을 먹어봤던 그는 2008년 전 경기에 출장, 타율 2할7푼6리(384타수 106안타) 19홈런 71타점 68득점으로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 쥐었다. 해마다 한 걸음씩 나아간 최형우는 올 시즌 홈런, 타점, 장타율 등 3개 부문 타이틀을 획득하며 정상급 거포로 자리매김했다.
그래서 팀동료 조영훈(29, 내야수)은 "최형우의 노력과 열정을 배워야 한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조영훈은 "예전의 형우는 소심한 성격이었다. 그리고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했었다"고 떠올렸다.
언제부턴가 최형우가 긍정의 힘을 믿기 시작했다. 최형우는 '나는 잘 할거야' 또는 '마음 먹으면 다 된다'고 스스로 주문을 걸었다. 최형우는 "나쁜 생각을 버리고 좋은 것만 보려고 하다보니 스트레스도 줄어 들었다"고 했다.
조영훈에 따르면 최형우는 경기 전 타격 훈련할때 상대 선발 투수가 던진다는 마음으로 구질, 볼카운트 등 여러가지 상황을 머릿 속에 그린다. 그러면서 타격 타이밍을 잡기도 한다. 효과는 만점.
조영훈은 "언제나 야구에 대한 생각을 하다 보니 상대 투수의 노림수가 적중할 가능성도 높아졌다"며 "예를 들어 '상대 투수가 커브를 던지면 나는 홈런을 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타석에 들어선다"고 귀띔했다. 경험이 쌓이고 자신감이 커질수록 그의 위압감 또한 더욱 커졌다.
최형우는 골든 글러브 수상 후 이렇게 말했다. "밑바닥부터 시작해서 여기까지 올라왔다. 우여곡절이 많아 실패를 무서워하지 않는 만큼 내년에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최형우의 성공 스토리는 긍정 바이러스 덕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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