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개봉한 영화 '마이웨이'(장동건, 오다기리 죠 주연)의 배우 김인권이 유일하게 자신없는 캐릭터로 '잘생긴 역할'을 꼽았다.
'마이웨이'에서 비극적인 전쟁의 상황 속에서 변해가는 입체적인 인물 종대 역을 맡은 김인권은 주연과 다름없는 존재감으로 보는 이를 압도한다. 김인권은 1998년 영화 '송어'로 데뷔한 후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과시했고, 지난 2009년 영화 '해운대' 때부터 본격적으로 폭넓은 대중의 사랑을 받게 됐다.
어떤 캐릭터를 걸쳐도 본인만의 개성을 잃지않으면서도 100% 소화해내는 김인권에게 '이 연기는 정말 편하고 자신있다'란 배역이 있냐고 물었다.

잠시 생각한 그는 "그건 잘 모르겠는데 단 하나 자신없는 역할이 있긴 하다"라며 "그건 정말 잘생긴 역이다"라고 대답했다.
"미국인, 러시아 사람, 일본 사람, 할머니, 할아버지, 여자, 아이 다 자신 있는 데, 단 한가지 안 되는 것은 잘생긴 역할이에요. 그것만은 정말 유일하게 자신없어요. (요즘 흔히 드라마에서 유행하는 잘생긴 본부장 역을 말씀하시는 거군요?) 그래요? 그래요. 잘생긴 본부장은 정말 자신 없습니다. 그것 만큼은. 하하."
'마이웨이'에 대해서는 "군대를 다녀온 느낌이다"라고 회고했다. 모든 장면들에서 춥고, 눈이 날리고, 폭탄이 터지고 그 속에서 사투를 벌여야하니까 조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그가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강제규 감독님, 감사하다' 였다.
"감독님 감사합니다. 이런 영화를 만들어주셔서. 이런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죠. 종대 캐릭터가 일제 상황과 전쟁을 겪으며 친구에서 적으로 바뀌고, 내가 어떤 사람을 짓밟아 가는 상황 속에서도 불쌍한 인물이죠. 참 연기하기 멋진 캐릭터라 생각했어요. 타츠오(오다기리 죠)와 준식(장동건)과의 관계 속에 제 이야기도 잘 어우러졌죠. 영화 속 네 번의 전쟁 스케일을 보며 '와, 진짜 크다, 정말 크다'란 생각이 들었어요. 감동의 사이즈도 그 만큼 컸죠."
'해운대'로 이미 1000만 영화를 찍어 본 그다. 이번에도 1000만 관객을 예상하냐고 조심스레 질문하자 "그런 건 정말 모른다. 특히 1000만은 하늘이 내려주는 숫자니까"라고 대답하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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