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파' 조영훈, "내년에는 분명히 좋은 일 생길 것"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1.12.22 11: 09

"많은 기회를 얻었는데 나 스스로 한 순간에 무너진 뒤 헤어나지 못한채 시즌이 끝나 버렸다".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조영훈(29)은 올 시즌을 되돌아 보며 이렇게 말했다. 기쁨보다 아쉬움이 더욱 컸다. 그는 "팀으로선 최고의 성적이었지만 개인 성적은 많이 아쉽다"고 한숨을 내뱉었다. 조영훈은 6월 타율 3할2푼9리(73타수 24안타) 5홈런 13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당시 조영훈의 활약이 없었다면 삼성의 한여름 대반격은 힘겨웠을지도 모른다.
7월 2할4푼4리(45타수 11안타), 8월 타율 2할5리(44타수 9안타), 9월 타율 1할6푼(15타수 3안타)으로 하향 곡선을 그렸다. 조영훈은 "6월 성적이 좋았는데 이후 타격감이 떨어지더라도 1~2주 안에 회복해야 하는데 상승세를 잇지 못했다. '6월의 사나이'라고 불리기도 했는데 이후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그러다 보니 벤치에 머무르고 타격감이 좋더라도 한 두 차례 출장한 뒤 부진에 빠졌다. 내가 많이 모자란 탓"이라고 여겼다.

지난달 29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아시아 시리즈 결승전을 앞두고 김성래 수석 코치의 한 마디를 잊지 못한다. "영훈아, 올 시즌 마지막 경기다. 즐겨보자". 시즌 내내 김 코치와 함께 구슬땀을 흘렸던 그는 "그 한 마디가 정말 감동적이었다. 코치님께서 내 눈을 보고 말씀하신게 내 마음을 읽으신 것 같다"고 했다.
'국민타자' 이승엽은 8년만에 사자 군단에 복귀했다. 조영훈은 "위기보다 기회"라고 표현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라이언 가코와는 비교도 안되는 강력한 타자다. 솔직히 말해 처음에는 기쁘지 않았다. 하지만 어릴 적 우상이었던 선배와 한솥밥을 먹게 된 만큼 "야구 인생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영훈은 "(이)승엽이형을 보면서 야구선수로서 더 큰 꿈을 키웠고 부진할때면 승엽이형의 타격 동영상을 보곤 했었다. 승엽이형이 대단한 노력파라고 들었다. 그렇기에 최고의 선수가 되지 않았을까. 분명히 배울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승엽이형에게 먼저 물어보기는 그렇지만 하나 하나 보고 배우려고 한다. 김성래 코치님께서도 승엽이형에게 많이 배워야 한다고 하셨다. 무조건 배울 점이 있을 것이다. 그걸 배워 내 것으로 만들겠다"고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조영훈은 본격적인 외야 수비 훈련에 돌입했다. 누가 시키지 않았지만 생존을 위한 선택이었다. "뭔가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보다 많은 경기에 나가기 위해 할 줄 아는게 많아야 한다". 예전에도 외야 수비 경험은 있지만 전문 외야수가 아닌 만큼 채워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특히 야간 경기에 대한 경험을 쌓아야 한다. 조영훈은 "경험이 부족하니까 많이 해야 하는데 서른살 초보 외야수에게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까. 스스로 찾으면서 극복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팀내 최고의 노력파로 꼽힌다. '야구 밖에 모른다'고 표현하면 적절할 듯. 구단 내부에서는 조영훈의 성공을 바라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누구보다 열심히 한다는걸 잘 알기에. 조영훈은 "내가 이루고 싶은 꿈이 있기에 노력하는 것이다. 타율도 끌어 올려야 하고 장타력도 강화시켜야 한다. 이것저것 해야 할게 많다"며 "꾸준히 훈련하다보면 한순간에 감이 올 것 같다. 문제점을 알면서도 못하면 바보다. 뭔가 깨닫기 위해 훈련하는 것이다. 뭔가 나올 것 같다. 내년에는 분명히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 나 역시 좋았던 과거가 있었으니 잠재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기회를 잡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조영훈은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반드시 해답을 얻을 것이라 믿는다. 코치님들께서 많이 도와주셔서 늘 감사드린다"며 "하지만 코치님들께서 도와주시는 것과 내가 잘 하는 것은 별개다. 스스로 깨닫지 못하면 안된다. 뭔가 찾고 일어서야 한다. 그리고 내년에는 뭔가 터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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