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예선까지만 맡는다고 한 것도 대단한 일이다. 계약기간은 중요하지가 않다. 일단 현재의 상황을 빨리 수습해야 할 것이다. 대표팀의 정상화는 축구인으로서 모두가 바라는 일이다".
최강희 신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대표팀을 월드컵 본선에 올려 놓은 뒤 떠나겠다는 것. 최 감독은 22일 취임 기자회견서 "A대표팀과 계약 기간은 2013년 6월까지다. 개인적으로 이후에 전북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확실한 선을 그었다. 위기에 처한 한국 축구를 구함과 동시에 자신이 영원히 머물 곳으로 정한 전북 현대로 돌아갈 것을 밝힌 것이다.
최 감독은 지난 2005년 중반부터 올해까지 약 7년간 전북의 사령탑을 역임했다. 그의 전북에 대한 애정은 그 누구에 비할 바가 아니다. 성적이 바닥칠 때도 그에게는 전북이 국내 최고였고, K리그 최고에 오른 지금에서는 아시아 최강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표팀 감독이 확정됐음에도 전북 팬들에게 "good bye가 아니라 so long"이라며 전북 복귀를 암시했다.

최 감독의 이런 결정에 정해성 전남 드래곤즈 감독은 일단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한 것 자체가 감사할 일이다고 했다. 월드컵 진출 가능성이 낮아진 현 상황에서 최 감독이 성배가 아닌 독배임을 알면서도 그 잔을 들었기 때문이다.
정 감독은 OSEN과 전화통화서 "최종예선까지만 맡는다고 한 것도 대단한 일이다. 선임 과정에서의 문제점 등을 모두 떠나 최강희 감독의 대표팀 감독 선임은 명분을 찾기에 가장 적합했다. 국내 어떤 감독보다도 최고의 선택이다"며 최강희 감독의 대표팀 감독 선임을 반겼다.
최 감독이 갑작스럽게 대표팀 감독을 맡은 만큼 부담도 클 것이라고 했다. 정 감독은 "프로팀과 같이 시간적 여유가 없다. 지금부터는 (발탁할 선수들이) 겨울 내내 몸을 만들어야 한다. 대표팀 경험상 1월과 2월이 가장 힘들 때다. 내 기억으로는 선수들이 훈련량도 적고 몸 상태도 안좋을 때가 그 때다"고 대표팀 코치 시절의 경험을 전했다. 즉 감독 자신의 색깔을 내기가 힘들고 원하는 만큼을 이끌어 낼 수 없어 부담이 있을 거다는 것.
이어 "최 감독의 스타일이 그대로 나올지 부담이 있을 거다. 기존의 색깔을 모두 빼서 자기 것으로 채워야 하는 만큼 (발탁할 선수들에게) 개인적으로 연락을 해서 베스트 컨디션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소집 명단 발표가 늦은 만큼 선수들도 무작정 기다리면 컨디션을 올리는 데 애를 먹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 감독과 대표팀 감독직 계약 기간에 대해서는 "계약기간은 중요하지가 않다. 일단 현재의 상황을 빨리 수습해야 할 것이다. 대표팀의 정상화는 축구인으로서 모두가 바라는 일이다"며 "최 감독 본인은 아마도 7년 동안이나 전북을 맡으면서 자신의 체제를 꾸려 놓았기 때문에 최종예선 통과 후 돌아가자고 생각한 것 같다. 일단 최종예선을 통과하고 그 과정을 살펴본 뒤 생각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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