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은 많으면 많을 수록 좋은 것 아닌가".
한화 한대화 감독은 내년 시즌 마운드의 키를 선발로 잡고 있다. 기존의 박정진과 데니 바티스타에 FA 송신영이 가세한 불펜진은 '지키는 야구'로 대변되는 삼성을 넘볼 정도다. 이제 관건은 선발이 얼마나 많이 이기는 경기를 만들어주느냐에 달려있다.
'코리안특급' 박찬호의 가세는 그런 면에서 분명 전력적으로 도움이 되는 부분이다. 한대화 감독은 "선발을 맡아 주길 바라고 있다"고 박찬호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하지만 박찬호가 선발로 들어간다고 누군가 한명이 빠지는 것도 아니다. 한 감독은 에이스 류현진은 물론 양훈·김혁민·안승민을 내년에도 선발로 기용할 계획이다.

한 감독은 "올해 양훈·김혁민·안승민이 풀타임으로 뛰며 충분한 경험을 쌓았다. 우리팀은 내년 시즌 성적도 중요하지만, 여전히 리빌딩에도 초점을 맞춘 팀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계속해 기회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박찬호 가세와 관계없이 올 한해 가능성을 보인 양훈·김혁민·안승민을 키우겠다는 게 한 감독의 생각이다.
물론 박찬호도 선발 후보다.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구위를 보인다면 선발 진입이 가능하다. 여기에 바티스타와 짝을 이룰 외국인선수도 변함없이 선발투수로 뽑는다. 한 감독은 "아무래도 우리팀 선발투수들이 어린 편이지 않은가"라며 무게중심을 잡아줄 외국인 선발투수를 류현진과 원투펀치로 활용할 계획을 드러냈다.
선발 후보들이 모두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상황에 따라 6선발 체제도 고려할 수 있다. 한 감독은 "지금으로서는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앞으로 충분한 시간이있기 때문에 좋은 방법을 고려할 것이다. 나도 지금으로서는 어떠한 답도 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내년 시즌 2년차가 되는 유창식에 대해 "기량이 올라오면 선발도 가능하다"고 한 것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포석이다.
한화는 올해 선발로 나온 투수가 10명이다. 삼성과 LG가 9명으로 가장 적었고 그 다음이 바로 한화였다. 류현진·양훈이 부상으로 빠진 기간이 있었고, 외국인 투수 훌리오 데폴라가 퇴출되는 등 변수가 많았다. 선발등판한 투수가 10명밖에 되지 않는 건 그만큼 선발로 나올 만한 투수 자원이 넉넉치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 감독은 "선발이라는 게 1년을 딱 정해놓고 가는 것이 아니다. 부상자도 나올 수 있고 여러가지 변수가 많다"며 "선발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상황에 따라 돌려막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런 점에서 박찬호의 가세는 분명 한화에게 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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