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결산] 최강희, 한국 축구 '구원투수'로 성공할까
OSEN 조남제 기자
발행 2011.12.23 08: 21

'봉동 이장' 최강희(52) 전북 현대 감독이 한국 축구의 새로운 선장으로 등장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술위원회를 열고 최 감독을 A대표팀의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8일 조광래(57) 전 축구대표팀의 갑작스러운 경질 발표로 흔들린 한국 축구의 구원투수 격이다.
최 감독도 22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역할을 구원투수로 규정했다. 내년 2월 29일 쿠웨이트와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최종전을 앞두고 마땅한 지도자를 찾을 수 없는 상황에서 한국 축구를 위해 나섰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더불어 자신의 역할을 2013년 6월에 끝나는 최종 예선까지 한정짓기도 했다.

최 감독의 등장에 전문가들은 기대감과 함께 우려의 시선을 동시에 보내고 있다. 최 감독이 올 시즌 내내 '닥공(닥치고 공격)'이라는 표어에 어울리는 공격 축구로 K리그 우승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일궈내며 지도력을 입증했지만 클럽팀과 대표팀은 분명히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축구계에서 클럽과 대표팀에서 모두 성공을 거둔 지도자는 많지 않다.
그러나 황보관(46) 기술위원장은 최 감독의 성공을 믿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최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추천하기에 앞서 풍부한 경험, 한국 축구에 대한 깊숙한 이해, K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보여준 탁월한 지도력 등을 들었다.
황보 위원장은 "한국 축구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할 때 최 감독만큼 적합한 인물을 찾을 수 없었다. 애초 그의 영입을 놓고 고민했던 것은 성공 여부가 아니라 전북을 떠나고 싶지 않은 마음을 되돌리는 것이었다. 최 감독이 2013년 6월까지 계약 기간을 한정지은 것도 현 시점에서는 최종 예선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다.
박문성(37) SBS 해설위원도 달라진 환경을 걱정할 뿐 성공 자체는 의심하지 않고 있다. 박 위원은 "분명히 최 감독은 본인의 말처럼 대표팀보다는 클럽에 적합한 감독이다. 그러나 능력은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그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할 때"라고 말했다.
김대길(45) KBS N 해설위원 또한 "최 감독이 한국 축구를 위해 희생을 선택했다. 그렇다면 축구계는 그가 실패하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 아무래도 조광래 전 감독과 비교해 대표팀 선수 구성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한축구협회의 요청대로 국내파 조기 소집에 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장담대로면 최 감독의 성공은 주변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세밑을 바로 앞에 둔 축구 팬들의 바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최 감독이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한국 축구의 꿈을 지킬 수 있을까. 2013년 6월, 최 감독이 자신의 말처럼 구원투수로 당당히 지휘봉을 내려놓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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