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테란' 서지훈, "은퇴 아닌 새로운 도전"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1.12.23 11: 50

"어떻게 아셨어요. 그래도 이별의 의미인 은퇴보다는 새로운 도전이라고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놀라움이 있었지만 이내 차분함을 찾았다. e스포츠 레전드 중 한 명인 '퍼펙트 테란' 서지훈(26)은 은퇴 발표를 하루 앞둔 22일 "은퇴라는 사실에 대해 별 감흥은 없다"며 담담한 목소리를 이어갔다.
내년 1월부터 CJ그룹 스포츠마케팅 부서서 경력직 사원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서지훈. 그는 이번 은퇴의 배경에 대해 "회사분의 권유로 고민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이라고 생각했다. 프로게이머나 경기인 등 일종의 테두리를 벗어난다는 사실이 계속 고민하게 하더라. 그러다가 용기를 가져보자는 결론을 내렸고, 어쩌면 이번 기회가 나 뿐만 아니라 후배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스포츠마케터로 도전을 선택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안철수 박사를 많이 좋아한다. 그 분이 살아온 궤적을 보면 자기 분야를 벗어나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 내는 모습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 나 역시 프로게이머 경기인으로 둘레가 그어져있던 내 한계를 벗어나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CJ그룹 입사 준비하는 과정을 묻자 그는 "7개월 정도 준비했다. 준비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 수만명의 관중들 앞에서 경기할 때도 떨리지 않았는데 회사 면접을 볼때는 떨리더라. 다른 입사 지원자들에 비해 마케터로서 전문적인 지식은 떨어질지 모르지만, 다른 누구도 가지고 있지 못한 내 경험과 진정성으로 면접에 임했다"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게이머로써 첫 사례라 부담이 된다. 잘해야겠다는 생각 뿐이다. 그래도 내 이번 도전이 짭은 e스포츠 역사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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