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강타자 홍성흔(34)이 어르신에게 혼쭐(?)이 났던 사연을 공개했다.
홍성흔은 최근 사직구장 인근 피트니스 센터에서 훈련을 마치고 목욕탕에서 한 어르신을 만났다. 롯데의 열혈팬이라고 밝힌 어르신은 홍성흔에게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홍성흔에 따르면 이 어르신은 "이대호 선수가 떠난 뒤 마땅한 4번 타자가 없다. 외국인 타자가 오면 좋겠지만 마운드가 약하니까 외국인 투수 2명으로 꾸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어르신은 홍성흔에게 일침을 놓았다. 그는 "홍 선수가 4번 타자로서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4번 타자를 쳐야 한다. 무엇보다 내년부터 외야 수비를 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1루 수비라면 모를까 외야 수비는 아니다. 마음 졸이며 지켜봤다. (내년에도 외야 수비를 한다면) 올해보다 낫겠지만 팀을 위해 나가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성흔은 "어르신께서 내년 시즌 구상을 다 해주셨다"고 허허 웃었다.

이대호의 공백을 메울 4번 타자를 찾는게 롯데의 스토브리그 최대 과제. 정확성과 장타력을 고루 갖춘 홍성흔은 "내년 롯데의 최대 문제는 4번 타자"라며 "어려운 자리지만 준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그는 26개의 아치를 쏘아 올렸던 지난해의 모습을 되찾는다면 "4번 타자를 맡을 자신있다"고 힘줘 말하기도 했다.
홍성흔은 개인 훈련할때마다 이대호의 하의 유니폼을 입는다. 하체 훈련을 열심히 하다보니 허벅지가 굵어져 기존 유니폼이 꽉 조인다. 무엇보다 이대호의 기를 받고 싶다는게 홍성흔의 설명이다. 주장 완장을 내려 놓은 홍성흔이 4번 타자로서 불방망이를 휘두를까. 지난해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어렵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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