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선수들은 비시즌에도 바쁘다.
넥센은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인 '우리들의 일밤-룰루랄라'를 촬영 중이다. 지난 20일 목동구장에서 첫 촬영을 시작한 넥센은 박병호, 강정호, 심수창, 문성현 등 주전 선수들을 대거 참여시켰다. 이번 방송은 선수와 구단의 응원가를 만드는 내용이며, 27일 후속 촬영을 거쳐 내년 1월 8일, 15일 전파를 탈 예정이다.
올 시즌 마지막 홈경기였던 10월 6일 KBS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3월 이숭용(41)이 방송인 정준하와 하루 스케줄을 바꿔 체험하는 내용의 MBC '무한도전'을 통해 팀이 소개되기도 했다. 그리고 넥센 구단 자체에서 촬영하는 프로그램 외에도 다수의 선수들이 방송에 출연하고 있다.

KBS N 스포츠 채널에서 25일 방송되는 '2011 야생야사'에는 넥센의 대표선수로 내야수 김민우(32)가 출연했다. 넥센 관계자는 "김민우가 팀에서 인물도 좋고 말도 잘하는 편이라 방송국에서 김민우의 출연을 요청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가장 출연 요청이 빗발치는 선수는 다름아닌 심수창(30)이다. 심수창은 시즌이 끝난 뒤 매일같이 각종 방송사의 인터뷰를 소화했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외모도 뛰어나거니와 작년부터 시작된 18연패를 올해 트레이드 후 마감한 '우여곡절' 스토리 탓에 방송사들이 심수창을 많이 찾는다.
그 다음으로 많이 불리는 선수는 2년 만에 FA로 친정팀에 돌아온 이택근(31)이다. 그러나 이택근은 조용히 내년을 준비하고 싶다는 본인의 고사로 방송에 나선 적이 없다. 이택근에 이은 인기 스타가 바로 원조 넥센 '얼짱' 김민우와, 내년 시즌 4번 타순을 보장받은 박병호(25)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넥센의 방송 담당은 주전 유격수 강정호(24)였다. 팀내에 강정호 만큼 실력과 스타성을 두루 갖춘 선수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민우가 올해 주전 3루수로 자리잡고 심수창과 박병호가 오면서 방송도 골고루 출연하게 됐다.
강정호는 이에 대해 "예전에는 인터뷰가 너무 많아 힘들다가 형들이 오면서 편해졌다. 그런데 지금은 너무 안하는 것 같아 가끔 서운할 때도 있다"고 농담섞인 질투를 보이기도 했다.
넥센이 이처럼 선수들 뿐 아니라 구단 차원에서 방송 출연을 많이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구단 고위 관계자는 방송 출연을 장려하고 있는 것에 대해 "아무래도 서울 구단이다 보니 가까워서 방송국이 선호하는 것도 있겠지만 팬층이 얇은 우리 구단 같은 경우는 한 번 방송에 나가는 게 큰 홍보가 된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우리 구단에 젊고 잘생긴 인물이 많은 것도 한 이유 같다"고 살짝 덧붙였다.
MBC '룰루랄라'의 제영제 PD도 "우리 방송 콘셉트가 응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찾아가 힘을 주는 것이다. 넥센은 올해 심수창 선수도 그렇고 스토리가 풍부해 방송이 재미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선수들의 외모가 워낙 출중한 것도 한몫 했다. 선수들도 방송인들처럼 자연스럽지는 않았지만 재미있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지나친 외도(?)는 팬들의 우려를 불러 일으킨다. 스포츠 스타들이 방송이나 광고 출연 후 성적이 하락했을 때 쏟아지는 비판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적당한 출연은 비시즌에 선수들을 보고 싶어하는 팬들의 갈증을 해소시켜 준다는 점에서 넥센 '얼짱' 스타들의 방송 출연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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