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로맨틱 코미디 작품들을 한 마디로 평가하자면 ‘풍요 속 빈곤’이라 정리할 수 있다. 다수의 작품들이 로맨틱 코미디의 문법을 조금씩 비틀며 차별화를 선언, 야심차게 개봉했지만 흥행에선 기대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것.
특히 지난 11월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며 박빙의 경쟁을 펼칠 것이라 기대됐던 ‘커플즈’(36만 명 동원), ‘너는 펫’(54만 명), ‘티끌모아 로맨스’(42만 명)는 이시영, 김하늘, 한예슬 등 충무로 최고의 여배우들이 투입됐음에도 흥행에선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지난 1일 개봉해 230만 명의 관객을 불러 모은 손예진의 ‘오싹한 연애’가 그나마 올해 로맨틱 코미디의 자존심을 살렸다고 볼 수 있다. 로맨틱 코미디에 호러를 접목시킨 ‘오싹한 연애’는 ‘미션임파서블4’, ‘마이웨이’ 등 국내외 블록버스터들의 개봉에도 여전히 선전하며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개봉 첫 날부터 흥행 돌풍을 일으킨 ‘오싹한 연애’로 올해 로코퀸 왕좌를 거머쥔 손예진. 그의 왕좌를 이어받은 2012년 로코퀸은 누가일까.
충무로 여신으로 등극한 이민정과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연기 폭을 넓히고 있는 정려원이 1월 로코퀸 자리를 두고 격돌한다. 이민정은 이정진과 호흡을 맞춘 ‘원더풀 라디오’로, 정려원은 엄태웅과 달콤 살벌한 연애담을 그린 ‘네버엔딩 스토리’로 2012년 1월 스크린에서 맞대결을 펼치는 것.
1월 5일 개봉하는 ‘원더풀 라디오’는 전직 국민 요정 DJ 진아와 그가 맡고 있는 폐지 직전의 라디오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생생한 방송계 뒷이야기를 담은 작품. 그간 주로 사랑스럽고 발랄한 모습을 보여줬던 이민정은 극 중 과거 인기 아이돌 가수에서 퇴출 직전의 생계형 DJ로 전락한 ‘진아’로 분해 새로운 면모를 선보일 예정이다.
정려원은 ‘대세’ 엄태웅과 호흡을 맞춘 ‘네버엔딩 스토리’로 1월 19일 관객들 앞에 나선다. ‘네버엔딩 스토리’는 시한부 커플의 장례 데이트라는 독특한 설정의 로맨틱 코미디. 대책 없이 긍정적인 반백수 강동주와 유난히 꼼꼼한 은행원 오송경이 우연히 만나 서로의 운명적 연인이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다. 정려원은 극 중 28세 은행원인 ‘오송경’으로 분해 철두철미한 계획녀의 캐릭터를 보여줄 예정.
각기 다른 캐릭터로 남심 사냥에 나서는 두 배우가 흥행에선 어떤 성과를 거둘 지, 손예진의 ‘로코퀸’ 타이틀은 누가 이어받게 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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