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간 공석이던 요미우리 자이언츠 18번이 주인을 찾았다.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이적해 온 실력파 좌완 스기우치 도시야(31)가 입단 기자회견에서 18번이 새겨진 요미우리 유니폼을 입고 다음 시즌 포부를 밝혔다.
23일자 등 일본 언론은 도쿄 시내에서 열린 스기우치 입단 기자회견을 보도했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 취득 후 4년 총 20억엔으로 투수로서는 이례적인 대형계약을 맺은 스기우치는 “기대 반 불안 반의 심정이다. 다음 시즌 내 한 시즌 최다승인 18승을 목표로 하겠다”라고 밝혔다. 스기우치는 친정팀 다이에가 소프트뱅크로 인수된 첫 시즌이던 2005년 18승을 거둔 바 있다.
특히 요미우리 18번은 단순한 에이스의 등번호가 아니다. 요미우리에서만 21시즌을 뛰며 통산 176승을 올렸던 1980~90년대 간판 투수 구와타 마쓰미가 달았던 번호기 때문이다. 구와타가 2006시즌 후 자유계약으로 풀린 뒤 아무도 달지 않았던 등번호다. 영구결번되지는 않았으나 요미우리 에이스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번호가 18번이다.

“올 시즌 18승을 올린 팀 동료 우쓰미 데쓰야에게 개막 선발 후보에서 밀리지 않겠다”라고 이야기한 스기우치는 구와타의 18번을 이어받는 데 대해 “굉장히 무거운 등번호다. 이 번호의 가치를 더욱 무겁게 하고 다른 후배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그와 함께 스기우치는 기자회견을 함께한 하라 다쓰노리 감독을 위해 “하라 감독을 헹가래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하라 감독은 “거인군의 일원으로서 맹활약해주길 바란다. 투수진에 동기 부여 요인이 되어 상향 평준화를 이끌어주었으면 좋겠다”라며 다음 시즌 개막전 선발 후보에 대해 “2~3명 정도가 개막전 선발 후보다. 스기우치가 개막전 선발로 나설 가능성은 충분하다”라고 답했다.
따라서 스기우치는 기존 좌완 에이스 우쓰미, 올 시즌 센트럴리그 신인왕 사와무라 히로카즈 등과 함께 개막전 선발 자리를 놓고 다툴 예정이다. 과거에 비해 많이 희석되기는 했으나 순혈주의 색깔이 아직 남아있는 요미우리에서 이적생 스기우치를 향한 기대감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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