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MBC 예능프로그램 의 '타인의 삶'이라는 코너가 큰 인기를 끌었다. 무한도전 멤버와 동갑내기 시청자가 하루동안 인생의 모든 것을 바꿔서 살아보는 프로젝트. 개그맨 정준하와 전 넥센 내야수 이숭용이 하루 스케줄을 바꿔 체험하기도 했다.
다소 억지스러운 비교일 수도 있겠다만 임경완(SK)과 정대현(롯데)의 이적 사례도 이와 비슷한 면이 있다. 10여 년간 롯데에서 뛰었던 임경완은 SK와 3년간 총액 11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고 메이저리그 무대 진출을 추진했던 정대현은 4년간 36억원의 좋은 대우를 받으며 부산에 안착했다.
임경완은 "그러고 보니 서로 유니폼을 맞바꿔 입게 됐다. (정)대현이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고 선언했을때 국내 구단과는 계약을 맺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떻게 하다 보니 내가 뛰었던 팀에 가게 돼 기분이 묘했다"고 털어 놓았다.

SK에 입단한 임경완은 고참급 선수들의 회식 자리에서 정대현을 만났다. 임경완은 "너 롯데에 가는거 아니냐"고 농담을 던졌고 정대현은 자신이 사용했던 등번호 21번을 달게 된 임경완을 의식한 듯 "저는 롯데가서 (형이 쓰시던) 19번을 달까요"라고 화답했다고 한다.
내년 시즌 임경완과 정대현의 맞대결은 빼놓을 수 없는 흥행 요소가 될 전망. 임경완은 "시즌 때 만나게 된다면 약간은 의식하지 않겠나. 대현이는 원래 잘 던졌으니까 롯데팬들이 좋아하지 않을까. 나도 SK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잘 던져야 한다. 내겐 좋은 촉진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잠수함 계투요원 임경완과 정대현의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에 팬들의 시선이 집중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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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완-정대현(SK-와이번스, 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