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선배 공은 충분히 통한다".
한화 '돌아온 간판타자' 김태균(29)이 한솥밥을 먹게 된 박찬호(38)의 성공을 확신했다. 김태균은 올해 일본프로야구에서 박찬호의 공을 직접 상대해본 적이 있다. 가장 최근의 박찬호를 상대로 승부했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그의 성공 여부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박찬호와 김태균은 올해 일본에서 부상으로 큰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시즌 개막 직전이었던 지난 4월2일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대지진 피해 복구 자선 경기에서 투타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두 선수의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맞대결이 바로 이날 경기였다.

결과는 첫 번째 타석 몸에 맞는 볼, 두 번째 타석 유격수 땅볼, 세 번째 타석 3루 땅볼로 2타수 무안타 1사구. '박찬호의 승리'에 가까웠다. 이날 경기에서 박찬호는 6⅔이닝 동안 109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1볼넷 2사구 3실점(2자책)으로 퀄리티 스타트했다. 자선경기였지만 시즌 개막 직전으로 긴장감이 있었다.
김태균은 "박찬호 선배의 전성기 때의 공은 쳐보지 못했다"며 웃은 뒤 "그때 경기만 놓고 보면 공이 좋았다. 같은 팀 선수들도 '역시 메이저리거'라는 말을 할 정도로 볼끝 움직임이 살아있었다. 변화구의 각이나 회전도 좋았다. 메이저리그와 스타일이 달라 컨트롤이 정교하지 않았지만 공의 움직이나 변화구는 분명 좋았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올해 박찬호는 일본에서 7경기 1승5패 평균자책점 4.29를 기록했다. 하지만 유일하게 5회를 채우지 못하고 조기강판 된 마지막 5월29일 주니치전을 제외하면 평균자책점은 3.49로 내려간다. 1차례 완투 포함 퀄리티 스타트도 4차례 작성했다. 오릭스 타선도 박찬호 선발등판 날 득점지원이 평균 1.86점에 불과할 정도로 지원이 미비했다.
김태균은 "전체적으로 볼 때 괜찮은 편이었다. 부상없이 풀타임으로 나갔으면 최소 8승에서 10승 정도는 충분히 하셨을 것이다. 볼 자체가 괜찮았다"며 "한국에서도 그 정도는 해내시지 않을까 싶다. 메이저리그 대선수답게 책임감이 크시고, 철저하게 준비하는 선배님이다. 부상만 없으시면 당연히 좋은 성적이 따라줄 것으로 믿는다"며 대선배에 대한 믿음을 나타냈다.
김태균은 천안북일고 1학년에 재학 중이던 1999년 11월 박찬호 야구장학금을 받은 인연이 있다. 장학금을 받았던 그때 그 어린 학생이 이제는 최고연봉자가 되어 대선배와 함께 선수로 한솥밥을 먹는다. 김태균은 "박찬호 선배님이 한화에서 마지막 꽃을 피우셔서 우승에 일조하셨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박찬호가 막고, 김태균이 친다. 아마도 내년 시즌 한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필승의 방정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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