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빨리 자를 걸 그랬어요, 실감나게".
넥센 히어로즈의 '빠른발' 외야수 고종욱(22)은 지난 21일 머리를 짧게 잘랐다.
26일 상무 입대를 앞두고 22일 예비소집에 참가하기 위해 머리를 잘랐다는 그는 "이제야 상무 입대가 실감난다"며 "더 실감나게 일찍 자를 걸 그랬다"고 웃었다.

고종욱은 신인 드래프트 전부터 홈부터 1루까지 3.67초에 주파한다는 사실이 화제가 됐다. 그는 1군에서는 54경기 타율이 2할4푼8리에 그쳤지만 2군에서 50경기에서 무려 타율 3할5푼4리, 장타율 5할3푼을 기록했다.
고종욱은 8월 25일 잠실 LG전에서 한경기 3루타 최다 기록인 3루타 2개 포함 4안타를 휘두르며 빠른 발을 각인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투수 모션과 타이밍 포착에 아직 약점을 보여 올 시즌 1군에서 13번의 도루 시도중 7번 성공에 그쳤다.
상무 합격 발표를 받은 뒤 그는 "올해 도루를 너무 못했다"며 "발만 빠르다고 도루를 잘하는 건 아니다. 도루를 잘하기 위해서는 경기중 몸으로 익히는 수밖에 없다. 2년 동안 경기에 많이 나서 투수 사인을 훔치고 타이밍을 잡는 도루 능력을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고종욱은 "22일 예비소집에 가서 감독님과 코치님들을 만나뵀다. 다들 좋으신 분들 같았다. 가서 열심히 배우고 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 시즌 그는 1군에서보다 2군에서의 활약이 더 좋아 김시진(53) 넥센 감독의 애를 태웠다. 김 감독은 항상 고종욱을 볼 때마다 "1군에서도 2군에서만큼만 잘해주면 좋을텐데…"라며 아쉬워했다.
내년부터 그는 2년 동안 2군에서 상무 선수로 뛰게 된다. '제 무대'인 2군을 만나 기량을 꽃피우고 발전시킬 고종욱의 모습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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