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저득점 현상, 심각한 수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12.26 06: 04

농구가 변한 것일까.
지난 23일 안양 KGC-울산 모비스의 울산 경기. 3쿼터를 마쳤을 때 스코어는 놀랍게도 45-30. 모비스는 3쿼터까지 단 30득점에 묶였다. 이날 경기는 KGC의 62-56 승리로 끝났다. 양팀 도합 118득점으로 지난 2월11일 인천 전자랜드(49점)-원주 동부(52점)전에서 기록된 한 경기 최소득점(101점)을 간신히 면한 수준이었다.
프로농구 저득점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올 시즌 프로농구의 경기당 평균 득점은 76.1점. 원년 1997시즌(95.5점)에 비해 무려 20점 가까이 떨어진 수치다. 올시즌 100득점 이상 고득점 경기가 3번밖에 나오지 않은 반면 오히려 50득점대 경기가 15번이나 된다. 심각한 수준이다.

원년 1997시즌 8개 구단의 경기당 평균 득점은 95.5득점으로 100득점에 육박했다. 10개팀으로 재편된 1997-1998시즌도 평균 91.7득점으로 90득점대를 넘었다. 이후 1998-1999시즌(85.2득점), 1999-2000시즌(88.4점), 2000-2001시즌(92.5점), 2001-2002시즌(85.5점)까지 출범 후 6시즌간 꾸준히 평균 85득점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외국인선수 출전이 2쿼터 1명으로 제한된 2002-2003시즌 평균 83.9득점을 기록, 처음으로 85점대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어 2003-2004시즌 85.3점으로 회복세 보였지만 이를 기점으로 2004-2005시즌(84.9점), 2005-2006시즌(84.6점), 2006-2007시즌(82.1점), 2007-08시즌(81.7점)으로 꾸준하게 평균 득점이 하강 곡선을 그렸다.
2008-2009시즌 평균 82.4점으로 조금 오른 평균 득점은 그러나 외국인선수 2명 보유 1명 출전이 전쿼터로 확대된 2009-2010시즌 처음으로 70점대(78.7점)까지 평균 득점이 떨어졌다. 2010-2011시즌에도 평균 77.8점으로 거듭 하향세를 보였고, 올 시즌에는 역대 최저 76.1점에 그치고 있을 정도로 저득점 현상이 심각해졌다.
과거와 비교할 때 가장 큰 요인으로는 외국인선수 출전 제한이 꼽힌다. 외국인 선수 2명이 동시에 뛸 때에는 두 선수가 50점에 가까운 득점을 합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2000-2001시즌까지는 정규리그가 45경기 체제로 선수들의 체력적인 관리가 여유 있었지만 2001-2002시즌부터는 정규리그 54경기 체제가 되며 경기일정이 빡빡해졌다. 또한 2009-2010시즌부터 3점슛 거리가 6.25m에서 6.75m로 늘어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
결정적으로 상당수 구단들이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치고 있고 수비가 강한 팀들이 득세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 시즌 처음 80점대 평균 득점의 팀이 없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프로 첫 5시즌간 70점대 득점팀이 1998-1999시즌 32연패를 당한 최하위 대구 동양(74.6점)뿐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짐작 가능하다. 과거와 농구 자체가 달라진 느낌이다.
이 같은 저득점 현상은 프로농구 인기와도 맥을 함께 한다. 팬들은 화끈한 공격농구를 선호한다. 공격농구까지는 아니라도 맥 빠지는 저득점 농구는 원치 않는다. 농구가 달라져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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