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타선의 좌우 불균형은 심각하다.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35)을 비롯해 박한이(32), 채태인(29), 최형우(28) 등 좌타 자원은 풍부하다. 반면 우타 자원은 빈약한 편. 삼성이 타선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박석민(26), 강봉규(33), 신명철(33)이 제 몫을 해줘야 한다. 이들의 활약 여부에 삼성 타선의 운명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출신 강타자 라이언 가코(30)를 영입해 우타 군단 강화를 꾀했다. 결과는 실패. 류중일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에도 불구하고 타율 2할4푼3리(189타수 46안타) 1홈런 28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극심한 타격 부진 끝에 2군으로 강등된 가코는 가코는 왼손 중지 골절상까지 입게 돼 퇴출 통보를 받았다.
박석민은 시즌 내내 오른쪽 팔꿈치와 왼손 중지 통증에 시달렸지만 타율 2할7푼8리(457타수 127안타) 15홈런 86타점 74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그리고 아시아 시리즈에서도 공수 양면에서 만점 활약을 펼치며 국내 구단 사상 첫 우승을 이끌었다. "정말 아프지만 않으면 얼마든지 자신있다"는 그의 한 마디처럼 정상 컨디션을 유지한다면 이승엽, 최형우와 함께 상대 투수의 간담을 서늘케 할 듯.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아시아 시리즈를 앞두고 '과연 박석민이 통할까' 생각했는데 이번에 정말 잘 했다. (국가 대표팀 선수 구성을 맡고 있는) KBO 기술위원회에서 이런 경기를 보고 결정하는데 이번에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발탁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009년 데뷔 첫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던 강봉규와 신명철은 올 시즌 부상과 부진에 아쉬움을 삼켰다. 3월 23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시범경기 도중 왼손 엄지 골절상을 당했던 강봉규는 뒤늦게 1군에 합류해 타율 2할6푼7리(146타수 39안타) 1홈런 18타점 14득점에 그쳤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5차전서 0-0으로 맞선 4회 1사 후 좌월 선제 솔로포를 작렬하며 부상의 설움을 한 방에 만회했다.
신명철 또한 정규 시즌에서 타율 2할8리(331타수 69안타) 2홈런 39타점 38득점 13도루에 불과했지만 한국시리즈 1차전서 선제 결승 2타점 2루타를 때린 뒤 4차전에서는 쐐기 투런포를 가동했다. 올 시즌이 끝난 뒤 삼성과 FA 계약을 체결한 강봉규와 신명철은 2년 전의 영광을 재현할 기세다.
내년 시즌 박석민, 강봉규, 신명철 등 우타 군단의 방망이가 달아오른다면 사자 군단의 한국시리즈 2연패 달성에도 큰 보탬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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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강봉규-신명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