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규민, "관중 앞에서 신나게 야구하고 싶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1.12.25 07: 58

"밤 경기가 정말 하고 싶었다. 관중 많은 곳에서 다시 신이 나는 야구를 하고 싶다".
LG 트윈스의 우완 우규민(26)이 돌아왔다.
우규민은 지난 10월 2년 간의 경찰청 복무를 마치고 제대했다. 현재 잠실구장에서 자율 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그는 2년 전에 비해 가장 많이 달라진 점에 대해 "전과 달리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우규민은 경찰청에서 선발투수로 전환한 뒤 지난 5월 31일 상무전에서 9이닝 동안 3실점하며 완투승을 거두기도 했다. 입대 전 주로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그였음을 감안하면 성공적인 선발 전환이다.
경찰청 투수코치를 지낸 김경원 두산 코치도 "(우)규민이가 팀의 에이스로서 실점도 안하고 관리를 잘 해줬다. 정신력 부분에서 항상 이기려고 많이 노력을 하다보니 팀에게도 개인에게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2010년 10승4패 8세이브, 방어율 3.11을 기록한 그는 올 시즌에도 15승무패 1세이브 방어율 2.34 호성적을 거두며 무패 행진을 벌인 끝에 퓨처스리그 최우수투수상을 받았다. 경찰청도 창단 6년 만에 북부리그 첫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우규민은 "2년 동안 2군에 있었지만 항상 1군타자를 상대한다고 생각하고 던졌다. 성적은 크게 신경을 크게 안 썼다. 경찰청에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았다. 나는 내가 준비할 것만 잘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구종도 못 던져본 것들 위주로 많이 연습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청에서 한 가지 변화구를 추가했다. 지금까지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같이 횡으로 휘어들어가는 변화구 만을 구사했던 우규민은 종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익혔다고 했다. 그에게 입대는 1군에서의 재도약을 위한 2년 간의 준비 기간이었던 셈이다.
오는 28일에는 25명의 선수들이 새로 경찰청에 입대한다. 역대 최고 거물급인 좌완 장원준(26), 포수 유망주 장성우(22, 이상 롯데), 좌완 윤지웅(23, LG)과 외야수 오정복(24, NC) 등이 함께 입대한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2년 전의 그처럼 공백 기간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우규민은 후배가 될 선수들에게 "군대라는 개념이긴 하지만 테스트를 통해 경찰청에 뽑혔다는 것 자체가 사실 혜택이다. 2년이 길다면 길지만 짧다면 짧다. 그 시간 헛되이 보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규율이 엄격하다곤 하지만 야구계와 비슷하니 잘 지키면 된다"고 조언을 보냈다.
그러나 그도 행복하게만 2년을 보낸 것은 아니다. 그는 "경찰청에서도 야구를 매일 매일 챙겨봤다. 군대 가기 전에는 같이 뛰던 선수들인데 TV로 보려니까 좀 이상했다. '나도 저기서 뛰어야 하는데' 했다. 나가서 다시 잘하려고 이를 갈았다"고 말했다.
이제 다시 프로 세계로 돌아온 우규민은 "밤 경기가 정말 하고 싶었다. 2군은 낮 경기라 덥고 관중도 너무 없다. 관중 많은 곳에서 다시 신이 나는 야구를 하고 싶다"고 설렘을 드러냈다. 그는 또 "우리 팀이 올해 성적이 안좋았으니 내가 가서 보탬이 되고 싶다. 한 번도 못해본 가을 야구를 진짜 해보고 싶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내년에는 일단 개막 엔트리에 들고 싶다. 그 이후로는 개인적인 목표보다는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최선을 다해서 보직 상관 없이 내 역할을 하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우규민은 제대한 뒤 '선발이 좋냐, 마무리가 좋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에게는 지금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2년 간의 성장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곳, 그라운드에 서는 날만을 기다리는 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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