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 구도가 될 것이라던 연말 극장 흥행 기상도가 4파전으로 바뀌고 있다. 영화 관계자들의 예상이 계속 빗나가는 추세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처음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미션 임파서블4'와 강제균 감독의 한국형 대작 '마이웨이'가 정면 승부를 펼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던 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번에도 직접 한국을 방문해 팬들과 일일이 스킨십을 나누고 간 '톰 아저씨' 톰 크루즈의 압승 분위기로 드러났다.
장동건-오다기리 죠의 아시아 미남 톱스타를 더블 포스트로 내세운 '마이웨이'는 때마침 터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회의 사망 소식도 악재로 작용했다. 하필 개봉 시점에 이같은 북한발 빅뉴스가 터져나오면서 전쟁 위협이 증가되는 시점에 누가 전쟁 영화를 보겠느냐는 우려가 나온 것이다.

그러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인기 시리즈물의 파괴력은 원래 초반에는 천만 관객이 거뜬할 정도로 강력했다가 이후 빠르게 식어가는 게 보통이다. 이런 통례를 극복한 건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로 외화사상 첫 천만관객의 영예를 쐈다.
그런 점에서 'MI4'도 지난 12월15일 개봉 당시의 엄청난 흥행 파괴력이 갈수록 무뎌지면서 독주 체제를 유지하는데 힘들어하는 모습이다.
드디어 극장가 최대 대목 가운데 하나인 연말연시를 앞두고 'MI4'와 '마이웨이'의 양강 구도가 펼쳐지는걸까 했는데 이번에는 한국영화 '퍼펙트게임'과 외화 '셜록홈즈:그림자 게임'이 가세했다. 'MI4'와 '마이웨이'의 물량 승부 대신에 영화의 완성도를 담보로 내건 '퍼펙트게임'과 '셜록홈즈'는 연말 레이스를 4파전으로 바꿔가는 중이다.
특히 '퍼펙트 게임'의 분전이 돋보인다. 최고의 흥행보증수표로 불리는 조승우와 실력파 양동근이 합작한 이 영화는 '야구영화는 국내 흥행에 실패한다'는 징크스를 깨고 24일 하루에만 15만명 관객을 동원했다.
1980년대 대한민국 마운드의 양대산맥이었던 고 최동원과 선동열의 전설같은 명승부를 소재로 한 이 영화에서 조승우는 최동원, 양동근은 선동열 역을 맡아 명연기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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