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완타치', 싸이와 김장훈이 관객들 마음에 남긴 것
OSEN 황미현 기자
발행 2011.12.25 11: 30

3년간 30만 여명을 동원한 공연계의 역사 '완타치'. 그들은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가슴을 열정으로 불태웠다. 하지만 '박수칠 때 떠냐야 한다'는 이유로 올 해 마지막을 선언, 연 중 공연 예매율 1위를 자랑하던 '완타치'는 이제 공연계의 역사로 남게 됐다.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는 싸이와 김장훈의 듀오 공연 '완타치-형제의 난' 콘서트가 진행, 기자는 지난 24일 오후 7시에 시작된 공연에 참석해 콘서트를 관람했다. 만 3천여명이 들어선 이날의 공연은 그야말로 '광란' 그 자체였다. 지난 2009년 김장훈과 싸이가 만들어낸 공연 '완타치'는 그 명성에 맞게 최고의 쇼를 펼쳤다.
마지막이라서 그랬을까. 싸이와 김장훈은 더욱 웅장하고 다채로운 모습으로 공연을 꾸며냈다. 3시간 가량 진행되는 긴 공연에서 화장실 갈 시간도 아까웠을 정도. 그들은 내년에는 없을 '완타치' 공연에서 관객들의 젊음을 이끌어 냈고 그런 관객에게서 에너지를 얻는 듯 보였다.

1부를 꾸민 가수는 싸이였다. 싸이는 "여러분 행복해서 뛰는게 아닙니다. 뛰어서 행복한 겁니다"라며 스탠딩을 비롯한 1층, 2층 관객 모두를 진심으로 뛰게 만들었다. 싸이의 폭발력은 대단했다. 재미있는 입담과 몸을 아끼지 않는 퍼포먼스로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싸이는 "내가 작사 작곡한 노래 중에 부르면 안됐을 노래와 내가 불러야 했을 노래가 있다"며 곡 '내 여자라니까'와 '나 이런 사람이야'를 열창했다. 이승기가 불러 화제가 된 곡 '내 여자라니까' 마저도 싸이가 부르니 록 공연장을 방불케 하는 신나는 노래가 됐다.
또 MBC '무한도전'에 나와 '겨땀 싸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싸이는 "겨울에 흘리는 땀이 겨땀"이라며 관객들에게 흥겹게 놀 것을 권장했다. 올림픽 체조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싸이에게 열화와 같은 함성을 보냈고 1부를 마칠 쯤 싸이의 눈에는 감동의 눈물이 머금어지기도 했다.
2부를 장식한 것은 공연계의 황제 김장훈. 공연장에 들어설 때 3D 안경을 나눠준 것은 '독도 사랑' 김장훈을 위한 것이었다. 김장훈은 독도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자신의 모습을 3D영상으로 제작해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싸이의 공연이 폭발력 그 자체 였다면 김장훈의 공연은 감동이 녹아있는 열광의 무대였다. 김장훈은 관객과 대화를 하며 관객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김장훈 특유의 발차기와 고음, 독특한 보이스가 주는 새로운 무대에 관객들은 일제히 환호했으며 싸이와는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특히 곡 '그대를 속일지라도'에서는 마이크 없이 객석에 김장훈의 목소리가 울려퍼지게 하는 장관을 이뤄내기도 했다. 이 순간 관객들은 약속한 듯 숨을 죽였고 김장훈의 목소리는 널리 퍼져나갔다.
 
또 기타 세션의 조용필 성대모사를 이끌어 내며 중 장년층 관객을 위한 보너스 재미까지 줬다. 더불어 9분에 달하는 자신의 자작곡을 부를 때는 "우린 미쳤어"라는 가사와 함께 터질 듯한 고음을 선보여 관객들 마음에 내제돼 있던 열정을 한껏 끌어올렸다.
'완타치'가 눈에 띄는 것 중에 하나는 눈을 사로잡는 무대 장치다. 싸이가 곡 '흔들어 주세요'를 부를 때는 원형 무대가 높게 솟아 올라 '흔들어 주세요' 가사에 맞게 사방으로 흔들렸으며 그 가운데서 싸이는 줄 하나에 의지한 채 광란의 댄스를 선보였다. 또 김장훈이 '이별 참 나답다'를 부를 때는 '완타치'의 전국 투어 버스가 무대에 등장, 김장훈은 버스 위에서 김희철과 함께 부른 곡을 열창했다. 곡 중간에는 버스가 개조돼 화려한 조명으로 바뀌며 관객을 더욱 열광케 했다.
김장훈과 싸이는 2층 관객과 가까이서 소통하기 위해 객석을 순회하기도 했다. 순회를 마친 싸이와 김장훈은 양쪽에 마련된 튜브 미끄럼틀을 타고 무대로 다시 복귀했다. '완타치'의 명성은 세세한 무대 구성도 한 몫했을 것이 틀림 없다. 무대 중앙에 달린 미러볼에도 싸이의 얼굴이 새겨져 있을 정도니 말이다.
'완타치'의 대미를 장식한 것은 바로 싸이와 김장훈의 여장 공연. 싸이는 레이디 가가의 '포커 페이스'와 비욘세의 '싱글 레이디' 퍼포먼스를 꾸몄다. 특히 비욘세 무대에서는 원피스 수영복을 연상케 하는 파격적인 의상으로 도발적인 안무를 선보여 관객들을 경악케 했다. 계단을 기어 내려 오며 관능미(?)를 한껏 발산한 싸이의 얼굴에는 흡족함과 민망함이 교차돼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김장훈은 오렌지 캬라멜과 카라로 변신해 엉성한 섹시 댄스를 선보였다. 오렌지 캬라멜의 '샹하이 로맨스'에서는 단발 머리 가발까지 착용하고 무대를 꾸며냈다. 여장 무대가 끝날 때 쯤에는 가슴 부근에서 폭죽이 나오는 쇼까지 펼쳤다.
단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던 김장훈과 싸이의 공연은 관객들의 젊음과 열정을 끄집어 내기에 충분했다. '완타치'를 매년 찾는 것이 연중 행사가 된 관객도 상당수 있는 것은 바로 이들의 흡입력과 무대 구성, 폭발적인 퍼포먼스 때문이었다. 아쉽게도 올 해 마지막인 '완타치'는 이제 관객들의 마음속에 역사로 자리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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