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MLB) LA 에인절스 특급 유망주였던 우완투수 정영일(23)일 큰 꿈을 접고 한국야구 최초 독립야구단인 고양 원더스에 입단했다.
25일 OSEN과 전화통화를 한 정영일은 "일단 한국에서 다시 야구를 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26일 전주에서 진행중인 고양 원더스 캠프에 합류한다"며 기뻐했다.
정영일은 지난 2000년대 중반 최고 유망주 투수 중 한 명이었다. 188cm의 큰 키에 90kg대 몸무게로 건장한 체구를 자랑하는 정영일은 지난 2006년 진흥고 시절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뿌리며 LA 에인절스와 계약금 110만달러(약 12억원)에 계약했다.

그러나 정영일은 고등학교 3학년이던 지난 2006년 청룡기 고교야구 결승전에서는 이틀간 15이닝 242개의 공을 던졌다. 고3 때 던진 공만도 1920개나 됐다. 그 여파로 정영일은 미국으로 건너간 뒤 팔꿈치 수술과 재활 때문에 자신의 재능을 보여주지 못하고 지난 5월 에인절스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고 한국으로 들어왔다.
정영일은 한국에 들어왔지만 지난 2007년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함과 동시에 해외파가 한국 복귀 시 2년 자격 제한에 묶여 현재 9개 구단에 입단이 불가능한 상태다. 그래서 고양 원더스에서 제 2의 야구 인생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무엇보다 정영일은 김성근과 인연이 있다. 김 감독의 인연은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05년 광주 진흥고 2학년이던 정영일은 성균관대에서 전지훈련을 하다 김성근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정영일은 "시간이 오래 지나서 다른 기억은 나지 않는다. 그러나 공을 많이 던졌던 것 같다"라며 "감독님과 함께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영광이다. 훈련을 많이 시키신다고 들었다. 나 역시도 공 던지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며 웃었다.
정영일은 경찰청과 상무 입대를 노렸으나 기회를 얻지 못하며 지난 3개월 정도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다. 그는 "몸무게가 많이 불었다. 원래 100kg 정도 나가는데 지금은 10kg정도 쪘다. 훈련이 많이 힘들 것이기 때문에 금방 빠질 것이다.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미국에서 꿈을 이루지 못하고 돌아와서 아쉽다"고 말한 정영일은 "그러나 한국에서 다시 뛸 수 있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아픈 곳도 없고 몸 상태는 좋다. 일단 몸을 잘 만들어서 정영일이란 선수에 대해서 알려 드리고 싶다. 그리고 원더스에서 프로에 입단하는 첫 번째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현재 고향인 광주에 머물고 있는 정영일은 26일 전주로 이동해 고양 원더스 캠프에 합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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