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근, '거물 루키' 대결 4R서 판정승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12.25 16: 27

강력한 신인왕 후보들의 대결. 승리의 여신은 한 살 많은 포워드의 손을 들어주었다. 안양 KGC 인삼공사와 서울 SK의 크리스마스 맞대결은 오세근(24. KGC)과 김선형(23. SK)이 있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었다.
25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1~2012 KB 국민카드 프로농구 4라운드 KGC와 SK의 경기는 KGC의 80-63 승리로 끝났다. KGC의 주전 파워포워드로 활약 중인 오세근은 10득점 9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고 시즌 초반 알렉산더 존슨과 함께 SK 돌풍의 주역이 되었던 김선형은 4쿼터 불의의 무릎 부상에도 재차 코트에 투입되어 14득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의 준수한 활약을 선보였다.
최진수(고양 오리온스)와 함께 올 시즌 신인왕 타이틀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 중인 오세근과 김선형은 중앙대 무적시대를 구가했던 동기생. 오세근이 1년 유급으로 나이는 한 살 많지만 동기생으로서 자존심이 달린 중요한 경기였다.

특히 SK는 전날(24일)까지 8연패 늪에 빠졌던 만큼 개인적으로도 과도기를 거치고 있는 김선형 입장에서는 더욱 팀 승리가 절실했다. 오세근이 최근 족저근막염으로 분투 중임에도 신인왕-MVP 동시석권까지 노릴 만한 활약을 보이는 만큼 승부욕이 뜨겁게 타오를 만도 하다.
포문을 먼저 연 쪽은 김선형이었다. 이날 SK가 김태술 봉쇄를 위해 변기훈을 투입, 포인트가드 선발 출장한 김선형은 1쿼터 1분 37초 경 3점포를 성공시키며 먼저 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김선형은 일단 3분 28초 경 주전 포인트가드 주희정과 맞교대했다.
오세근은 1쿼터 제 자리를 지키며 수비 면에서는 최근 슛감이 좋은 김민수를 마크하는 동시에 공격 면에서는 힘 좋은 아말 맥카스킬의 마크를 받았다. 득점은 기록하지 못했으나 오세근은 1쿼터에서만 수비 리바운드 3개를 걷어내며 제 몫을 했다.
 
2쿼터 주희정을 대신해 포인트가드로 교체 출장한 김선형. 그와 함께 SK는 김태술의 마크맨을 변기훈에서 김선형으로 바꿨다. 체력 안배를 위한 일종의 책략이었다. 그리고 김선형은 2쿼터 5분 12초 경 동료의 스크린을 이용해 돌파를 시도, 블록슛을 시도한 로드니 화이트를 비웃는 레이업을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오세근의 활약은 2쿼터 막판 빛을 발했다. 쿼터 종료 1분 38초전 화이트와 함께 맥카스킬의 더블팀에 들어가 가로채기에 성공하며 팀 속공의 시발점이 된 오세근은 김성철의 패스를 이어받은 골밑슛으로 37-34를 만들었다. 전반이 KGC의 37-35 리드로 끝난 가운데 오세근은 6득점 5리바운드 1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했으며 김선형은 9득점 3리바운드 1스틸로 활약했다. 전반 둘의 활약은 백중세였다고 볼 수 있다.
3쿼터 골밑슛과 팁인 성공으로 리드에 공헌하던 오세근은 공교롭게도 5분 17초 경 김선형의 돌파를 막다 파울을 범하며 3개째 반칙을 기록했다. 김선형은 이후 돌파로 상대 수비를 밀집시킨 뒤 김민수에게 오픈 찬스를 제공, 3점포를 이끄는 멋진 패스까지 보여줬다.
오세근은 3반칙으로 몰려있었던 데다 족저근막염으로 고생 중임에도 코트를 지켰다. 3쿼터 나가 56-55로 박빙 리드 역전에 성공한 가운데 김선형은 14득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로 제 몫을 했고 오세근도 10득점 7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했다.
경기 종료 5분 57초 전 커다란 변수가 일어났다. 상대 속공을 저지하려 뛰던 김선형이 이정현의 레이업을 막는 과정에서 반칙을 범하고 골대 기둥에 무릎을 찧어 쓰러진 것. 잠시 코트에 쓰러져 한동안 일어나지 못하던 김선형은 부축을 받으며 벤치로 물러나고 말았다.
기록보다 의미있는 순간 활약도가 컸던 김선형이 물러난 뒤 경기 분위기는 급격히 KGC쪽으로 흘러갔고 김선형이 경기 막판 다시 투입되기는 했으나 결국 KGC의 승리와 SK의 9연패로 이어졌다.
활약 면에서는 둘 모두 팀에 공헌한 바가 컸다. 오세근은 부상 중에도 열심히 뛰며 코트를 지켜 맥카스킬과의 1-1도 서슴지 않았으며 김선형은 팀의 연패를 끊기 위해 백코트진을 좌충우돌하며 활약하는 등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그러나 냉정한 프로 무대는 두 동기생의 표정을 엇갈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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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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