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중근 연봉 삭감 비교 상대는 김광현?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12.26 06: 45

내년 시즌 연봉 삭감폭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LG 트윈스와 봉중근(31)에게 적절한 비교 상대가 나타났다. 바로 SK 와이번스 에이스 김광현(23)이다.
봉중근은 현재 사이판 재활 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러나 내년 시즌 연봉을 놓고 LG 구단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봉중근 연봉 삭감의 2가지 문제

문제는 2가지다. 일단 봉중근이 올 시즌 초반 왼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4경기에 등판해 1승2패 평균자책점 4.96에 그치며 연봉 3억 8000만원의 가치를 보여주지 못했다.
또 다른 문제는 LG의 신연봉제다. LG는 지난해부터 신연봉제도를 시행하며 매년 성적에 야구 통계 자료인 윈셰어 50%, 구단 내부 고과 50%로 평가하며 성적 여하에 따라 연봉 상승하락폭을 큰 변화를 줬다. LG는 올해부터 기존 항목에 내부 평가 ±10%까지 추가했다.
▲LG-봉중근 삭감은 공감, 문제는 삭감폭
봉중근과 LG는 연봉이 삭감된다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러나 문제는 삭감폭에 있었다.
봉중근은 내심 지난 3년 동안 에이스로서 희생한 것에 대한 인정을 받고 싶어했다. 지난 2007년 LG 유니폼을 입은 봉중근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다. 역대 LG 투수들 가운데 정삼흠이 지난 1991∼1994년까지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다. 이어 LG의 전신인 MBC 청룡시절(1982∼1984) 하기룡이 3년 연속을 달성했고, LG 전성기를 이끈 김용수 현 중앙대 감독이 1996∼1998년까지 3년 연속 10승을 돌파했다. 봉중근은 98년 이후 12년 만의 기록을 세웠다.
반면 LG는 지난해 첫 시행된 신연봉제도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지난해 5억원을 받던 박명환이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4승6패 평균자책점 6.63에 그치자 무려 90%가 삭감된 5000만원에 계약했다.
봉중근의 연봉 계약에 대해서 백순길 LG 단장은 "봉중근의 연봉을 놓고 말이 많은데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라며 "우리도 지금 얼마를 줘야 할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백 단장은 또 "봉중근이 지난 3년동안 고생한 것은 잘 안다"면서도 "노고를 인정해 주고 싶지만 그럴 경우 다른 선수들과 형평성 논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봉중근과 비슷한 김광현의 연봉 삭감폭은?
그런 상황에서 지난 23일 김광현이 SK와 7.4%가 삭감된 2억 5000만원에 재계약했다. 김광현은 2007년 데뷔 후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다. 2008년 16승, 2010년 17승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김광현도 봉중근과 같이 SK를 지키던 좌완 에이스로 명성을 떨쳤다.
그러나 김광현은 올 시즌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올 시즌 17경기에 등판해 4승 6패 평균자책점 4.84의 다소 부진한 성적을 남겨 2007년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연봉이 삭감됐다.
중요한 것은 SK는 김광현이 부진했지만 올 시즌 성적에 대해 큰 문제를 삼지 않았다. SK는 에이스 김광현에게 최소 연봉 삭감을 통해 자존심을 세워주면서 내년 시즌 책임감까지 부여했다.
반면 LG는 현재까지 선뜻 봉중근과 계약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큰 온도차를 예상할 수 있다. 봉중근은 올 시즌 연봉에서 1억원 이상 삭감은 각오하고 있다. 실제로 봉중근은 2억5000만원 정도까지는 삭감을 받아들이겠다는 각오다. 그러나 만약 LG가 그 이하로 계약을 원할 경우 선뜻 계약에 응하지 않을 수도 있다.
봉중근은 "부상을 당해 보니 많은 어려움이 있음을 다시금 깨달았다. 그러나 부상을 내가 당하고 싶어서 당한 것이 아니다. 지난 3년 동안 고생한 점이 있었는데 올해 부상으로 못했다는 것 만으로 많이 삭감하려는 것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LG는 봉중근 및 재활훈련 선수들의 연봉 협상을 위해 실무자를 이번주 사이판으로 파견할 예정이다. 과연 LG와 봉중근은 어떻게 연봉 문제를 풀어나갈까.
agass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