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인삼공사, 왜 V리그서 독주?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1.12.26 10: 28

올해도 배구판은 독주 체제로 굳혀지는 분위기다.
남자부는 삼성화재가 15승1패(승점 41)로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고, 여자부는 KGC 인삼공사가 11승2패(승점 32)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두 팀 모두 2위 대한항공(11승6패), 흥국생명(8승6패)과 승점 차이를 7점으로 벌려 놓으면서 사실상 정규리그를 독무대로 만들었다.

그 원인은 외국인 선수의 기량 차이가 결정적이다. 삼성화재와 인삼공사가 한국에 완벽히 적응한 가빈 슈미트와 마델레이뇨 몬타뇨를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가고 있는 것과 달리 다른 팀들은 외국인 선수의 들쭉날쭉한 경기력에 고전하고 있다.
남자부 LIG손해보험은 페피치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여자부 현대건설과 GS칼텍스는 기량 부족을 이유로 쉐리사 리빙스턴과 레베카 페리를 퇴출시켰다. 그나마 GS칼텍스는 테레사 로시라는 대체 용병을 영입했지만, 현대건설은 여전히 물색 중이다.
기록만 살펴봐도 외국인 선수의 중요성은 쉽게 드러난다. 득점과 공격 성공률 부문의 상위권은 모두 외국인 선수들의 몫이다. 가빈과 몬타뇨는 두 부문에서 모두 압도적인 1위다. 말그대로 공격은 이들에게만 맡기면 OK.
현장에서 이들과 직접 부딪치는 지도자들이 느끼는 심각성은 더욱 크다. 지난 25일 삼성화재와 부딪친 신춘삼 KEPCO 감독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신 감독은 "(가빈이) 괴물이라는 말이 맞다"면서 "독주가 그냥 독주가 아니다. 가빈이 높이와 힘만 겸비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한국 배구에 적응하면서 힘 조절까지 터득했다. 이 부문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대한항공의 마틴이 이 부문에 능숙한 모습을 보이지만 비교할 수준은 아니다. 과거 현대캐피탈에서 뛰던 숀 루니급이라고 보면 된다. 비슷한 선수가 있어야 삼성화재와 대등한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고 고개를 저었다.
몬타뇨를 상대한 황현주 현대건설 감독도 혀를 내두르는 것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12일 몬타뇨에게 역대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인 54점을 내줬던 그는 "국내 선수로는 아무리 두들겨봤자 2%가 부족하다"고 말했을 정도다.
그러나 이들의 독주가 시즌 마지막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외국인 선수에 의존하는 만큼 부상 등 변수에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대한항공의 한 관계자는 "분명히 현재 삼성화재는 그 어떤 팀도 쉽게 무너뜨릴 수 없다. 하지만, 가빈 혹은 세터 유광우가 부상으로 쓰러지면 막판 뒤집기도 불가능은 아니다"고 말했다. 박삼용 인삼공사 감독도 "에이스가 무너지면 팀도 무너진다"면서 경계심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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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빈-몬타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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