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비노의 저주를 푼 테오 엡스타인(38)이 이번엔 염소의 저주를 풀기 위해 새로 옮긴 팀 시카고 컵스의 청사진을 한창 그리고 있다.
미국프로야구(MLB) 시카고 컵스 신임 사장인 엡스타인은 25일(이하 한국시간) 스포츠전문매체인 'ESPN'과 인터뷰에서 "난 우리가 팀 전력구성을 모두 마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신시내티 레즈와 3대1 트레이드를 통해 션 마셸을 내주고 트래비스 우드, 데이브 사펠트, 그리고 로날드 토레이스를 영입한 직후 말한 것으로 추가적인 트레이드를 암시했다.

그러면서 엡스타인 단장은 에이스 맷 가르자(28)를 언급했다. 가르자는 지난 겨울 컵스가 탬파베이 레이스에 유망주들을 퍼주며 데려온 히든카드였다. 그 가운데는 한국인 내야수 이학주(21)도 있었다.
컵스는 순전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려는 목적으로 가르자를 데려왔지만 또 다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가르자는 올 시즌 31경기에 등판해 198이닝을 던지며 197탈삼진 평균자책점 3.83으로 견고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시즌 성적은 10승10패에 불과했다.
그런 가운데 새로 부임한 엡스타인 사장은 당장 내년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운 만큼 즉시 전력과 에이스급을 내주고 특급 유망주들을 데려와 장기 팀 운영 계획을 짜고 있다.
일단 가르자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팀들은 있다. 컵스는 이달 초 댈러스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서 텍사스 레인저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캔자스시티 로얄스 등과 대화를 나눴다. 최근에는 다르빗슈 유(25) 영입 경쟁에서 실패한 뉴욕 양키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과 추가적인 대화가 오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엡스타인 사장은 "우리는 가르자의 트레이드에 대해서 확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러나 그러나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볼 때 우리의 단기 전력을 장기 전력으로 바꿀 수도 있다"고 말해 트레이드 가능성은 충분히 있어 보인다.
그렇다면 가르자와 트레이드를 할 수 있는 팀은 어디가 될까. 여기에는 필요충분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컵스는 에이스를 내준 만큼 특급 유망주가 3명 이상 포함된 조건을 원할 것이다. 메이저리그 팀들이 보통 진행하는 리빌딩이다. 마이너리그 팜에 유망주들이 많은 팀들이 컵스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
반면 상대팀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로 하는 지구 상위권일 가능성이 높다. 2,3선발급인 가르자를 영입한 팀은 당장 내년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릴 것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유망주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
엡스타인 사장은 "가르자의 경우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을 경우 우리는 그를 장기 자산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고 말해 트레이드가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도 남겨뒀다.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과연 컵스가 가르자를 트레이드 시킨 뒤 팀 내 유망주들을 강화하려는 목표를 이뤄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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