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극장가는 평범하지 않은 '마라토너'들이 관객들을 찾아간다. 영화 '마이웨이'의 장동건과 내년 1월 19일 개봉을 앞둔 '페이스 메이커'의 김명민이 그 주인공들. 스크린 속 이들은 뛰고 또 뛴다.
지난 21일 개봉한 '마이웨이'는 적으로 만난 조선과 일본의 두 청년이 2차 세계대전 속에서 전쟁을 겪으며 서로의 희망이 되어가는 과정을 거대한 스케일로 담아낸 작품. 이 영화에서 장동건은 제2의 손기정을 꿈꾸는 조선 청년 준식으로 등장한다.
단 한 순간도 마라토너의 꿈을 버리지 않던 준식은 마침내 동경 올림픽 마라톤 대표 선발전에서 유력한 경쟁상대 타츠오(오다기리 조)를 꺾고 우승하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일본군에 강제 징집되어 일본군, 소련군, 독일군으로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영화 속 준식에게 달리기란 극한의 상황에서의 해방구다. 제 2의 손기정을 꿈꾸는 조선 청년 준식으로 등장하는 장동건은 이번 영화를 위해 실제 마라톤 훈련을 받았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마라톤에는 딱 죽기직전까지 숨이 차오르는 사점이 있다. 그런데 그걸 넘어서니까 또 달릴 수 있게 되더라"며 "작품이 끝나면 절대 안 달릴거라 생각했는데 요즘도 열심히 달리고 있다. 중독이다"라고 말하기도.
김명민은 '페이스 메이커'에서 우승 후보를 위해 30km까지만 달려야 하는 페이스 메이커 주만호 역을 맡았다. 완주를 해서도, 1등을 해서도 안 되는 마라토너. '페이스 메이커'라고 불리는 사람들이다.
극중 30km까지는 세상에서 그 누구보다도 가장 빠른 만호는 동생 앞에서 당당한 마라토너가 되고 싶었지만 국가대표 감독 박성일(안성기)을 만난 후, 1등을 해서는 안 되는 운명의 페이스 메이커가 됐다. 그리고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만호는 생애 처음으로 자기 자신만을 위한 꿈의 완주에 도전하게 된다. 금메달 뒤에 숨겨진 영웅 페이스 메이커를 국내 최초로 영화화했다.
김명민은 '페이스메이커' 제작보고회에서 그간 마라톤을 하며 느꼈던 힘든 고충을 토로했다. 김명민은 하루 15km씩 달리기를 하며 마라토너 면모를 살리는데 주력하면서 인공 치아를 끼고 얼굴이 망가지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김명민은 "얼굴이 늙긴 한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고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영국 런던 올림픽 촬영"이었다고 고백했다. 김명민은 "영국을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고 하던데 정말 해가 길더라. 해가 져야 마라톤 촬영을 접을 텐데 해가 지지 않으니 계속 뛸 수밖에 없었다. 정말 힘들었다"고 전한 바 있다.
ny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