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폭탄 발언, "선수 선발 관련해 외압 존재했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1.12.26 13: 45

조광래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최강희 현 국가대표팀 감독을 위해 대한축구협회(이하 협회)에 일침을 가했다.
26일 서울 모처에서 만난 조광래 감독은 지난 1년 7개월간의 대표팀 생활을 정리, 현 협회 수뇌부의 이해 불가능한 행동을 밝히면서 최강희 대표팀 감독에게는 같은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했다.
조광래 감독은 "최강희 감독이 대표팀 감독을 맡았는데 제대로 된 축하의 말도 전하지 못했다. 내가 뿌린 씨앗을 거두지 못하고 그것을 최 감독이 안게 해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최 감독이 장점이 많은 만큼 대표팀 감독도 충분히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중도하차 했지만 최 감독은 성공한 대표팀 감독이 될 수 있도록 기원하겠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대표팀 감독 당시 감독의 고유 권한인 선수 선발과 관련해 외압이 있었다면서 최 감독에게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했다.
조 감독은 "최 감독은 뚝심있는 후배로 잘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협회의 수뇌부가 전폭적인 힘을 실어줘야 한다. 소신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대표팀 감독이 외부의 바람에 흔들린다면 더 이상 미래는 없다. 최 감독이 외압에 흔들려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중동 2연전을 떠나기 전 3명의 협회 수뇌부가 한 선수의 대표팀 발탁을 요청했다. 선수 선발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지만 거리가 멀었다. 추천의 형식을 빌어 이야기를 했지만 3명이 모두 같은 선수를 추천하니 나 또한 무시할 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조 감독은 해당 선수를 선발하지 않았다. 그는 "무시할 수는 없었다. 그 선수에게 눈길을 주고 코치들과 논의도 했다. 소속팀 감독과도 상의해 상태를 점검했다. 그러나 모두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아직은 아니다'였다. 대표팀으로 발탁하기에는 컨디션이 떨어져 있다는 평가였다. 그런 만큼 외압과 타협할 수는 없었다. 딱 한 번 눈을 감고 뽑아도 되지 않았겠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내 생각에는 아니다. 원칙과 소신이 한 번 무너지면 되돌리는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조 감독이 수뇌부의 추천을 거절하자 이후 협회는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중동 2연전에 선수 2명을 추가, 25명으로 원정단을 꾸릴 것을 요청했지만 협회는 예산 문제로 난색을 표했다.
조 감독은 "변수가 많아 2명을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협회의 거부로 요청은 무산됐고, 우려는 현실이 됐다. 기성용이 장염으로 합류하지 못했고, 박주영은 경고 누적으로 레바논전에 출전하지 못했다"며 당시의 아쉬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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