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시승> 박스카도 한일戰..기아 레이 vs. 닛산 큐브
OSEN 하영선 기자
발행 2011.12.26 16: 02

레이는 고급사양, 큐브는 주행감각 앞서  
[데일리카/OSEN=하영선 기자] 한일간 자존심이 걸린 한판 승부가 펼쳐진다. 겉모습이 네모난 상자처럼 생겼다해서 일명 ‘박스카(Box Car)’로 불리는 기아차 레이(RAY)와 닛산의 큐브(CUBE)가 바로 그 주인공.
레이는 출시된지 불과 한달만에 5000대 가까이 계약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있고, 큐브 역시 지난 11월 735대가 판매되면서 수입차 베스트셀링카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큐브는 국내 출시 4개월 만에 누적 판매대수 1915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 차량은 콤팩트카이면서도 SUV 못잖은 공간활용성을 지닌데다, 시내 주행에서 민첩성을 지니는 등 실용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체면 등의 이유로 비교적 세단을 강조해온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다.
▲ 개성적인 디자인 감각 강조..박스카로서의 전체적인 이미지는 비슷
기아차 레이와 닛산 큐브의 외관 디자인은 서로 엇비슷하다. 그러나 이는 박스카로서의 전체적인 이미지가 그렇다는 얘기지, 각 브랜드별로 아이덴티티까지 같다는 의미는 아니다.
사이즈는 레이의 전장*전폭이 3595*1595mm로 큐브의 3980*1695mm보다는 작지만, 전고는 레이(1700mm)가 큐브보다 10mm가 오히려 높다. 휠베이스는 레이(2520mm)보다는 큐브가 10mm가 길지만, 전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레이가 앞선다.
레이와 큐브의 디자인은 모두 앙증맞으면서도 깜찍하다는 평이다.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맛도 살아있으며, 디자인 밸러스도 적합하다.
레이는 B필러가 없으며, 앞문은 스윙 방식으로 90도가 열린다. 뒷문은 슬라이딩 방식을 적용해 개방감을 한껏 높인 것이 특징이다. 큐브는 비대칭 후면의 와이드 윈도우 디자인이 눈길을 모은다.
실내는 모두 5인승인데, 공간활용성이 뛰어나다. 콤팩트카이면서도 SUV 못잖은 수납공간은 신기할 정도다. 레이가 적용한 시트 하단의 수납 트레이나 대용량의 루프 콘솔, 각종 도어 트레이 등은 박스카의 원조로 불리는 큐브보다는 배치감각이 뛰어나다는 생각이다.
▲ 안정적인 승차감 장점..코너링은 레이, 직진 주행성은 큐브가 앞서
박스카 레이는 카파 1.0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78마력(6400rpm), 최대토크 9.6kg.m(3500rpm)의 엔진파워를 지닌다. 큐브는 배기량 1.8리터급으로 최고출력 120마력(6000rpm), 최대토크 16.8kg.m(4800rpm)을 발휘한다.
레이와 큐브는 시속 100km 이하에서의 주행감각이나 승차감은 모두 안정적이다. 이들 차량은 폭발적인 드라이빙 맛을 제공하는 차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주행감각을 제공한다. 시속 50~60km 정도로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시내 주행에서는 사이즈가 좀 더 작은 레이의 민첩성이 돋보인다.
그러나 달리기 성능에서는 배기량 차이가 800cc나 높기 때문에 경차 레이보다는 큐브의 엔진파워가 훨씬 뛰어나다. 레이는 비교적 저속의 엔진회전 영역에서, 큐브는 고속의 엔진회전 영역에서 토크감이 좋은 것도 차잇점 중 하나다.
시속 60km 전후에서의 코너링에서는 레이의 전고가 큐브보다 높은데도 불구하고 좀 더 안정적인 감각을 제공한다. 큰 쏠림 현상 없이 차체의 자세가 균형적으로 유지됐던 건 차세대 VDC 시스템으로 불리는 VSM을 기본으로 적용한 때문이라는 판단이다.
표준 연비는 레이가 리터당 17.0km를 주행하는 반면, 큐브는 리터당 14.6km를 달린다.
▲ 레이, 고급 편의사양 기본 적용..큐브 비해 월등히 앞서
다양한 고급 편의사양 적용이나 판매 가격 측면에서는 기아차 레이가 닛산 큐브를 압도한다.
레이는 경차이면서도 버튼만을 눌러 시동을 걸 수 있는 스마트키와 VSM 시스템, 경사로 밀림방지장차(HAC), 6개의 에어백, 운전석 전동식 허리 지지대, 열선 스티어링 휠 등 중형차 못잖은 고급 편의사양이 대거 적용됐다.
반면, 큐브는 4개의 에어백에 VDC시스템, ABS & EBD 장치 등을 기본으로 적용하는데 그쳐 아쉽다. 원화대비 엔화강세가 지속되고 있어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옵션을 제대로 적용하기엔 무리가 따른 때문이다.
국내 시장에서의 판매 가격은 레이가 모델에 따라 1240만~1625만원으로 큐브의 2260만~2560만원에 비해 경쟁력이 높다. 레이는 특히 1000cc 미만의 경차로서 취득세와 도시철도 채권 구입이 면제되고 고속도로 통행료와 혼잡 통행료, 공영 주차료 등이 각각 50 감면되는 등 다양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 박스카 레이와 큐브의 경쟁력은...
지금까지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정통 세단을 선호해왔던 게 사실이다. 이는 일상생활에서 자신이 타고다니는 차량을 통해 신분이나 체면을 과시해온 자동차 문화가 한 몫 했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최근 국내에서 잇따라 선보인 박스카 레이와 큐브는 신선한 자극을 준다. 실용적인 측면을 강조한 박스카라는 점에서 소비자 트렌드에 변화가 예상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레이는 경차 모닝이나 스파크에 비해서는 높은 가격이 책정됐지만, 중형차 못잖은 고급 편의사양과 SUV의 장점인 공간활용성까지 갖추는 등 실용성이 높다는 점에서 시장 경쟁력을 지닌 것으로 판단된다.
큐브는 지난 1998년 박스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이후 인기를 모아왔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과거의 명성(名聲)이 꾸준하게 이어질런지는 의문이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편의사양을 제대로 적용시키지 못하고 있는데다, 판매가격 측면에서도 시장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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