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보상선수가 다시 보상선수가 돼서 친정팀으로 돌아왔으니 말이다.
SK는 27일 외야수 임훈을 보상선수로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7일 FA 이승호를 데려간 반대급부로 롯데행을 받아들여야 했던 임훈이었다. 그러나 20일이 지난 후 FA 정대현의 보상선수가 돼 다시 SK로 돌아왔다.
사상 첫 리턴픽이다. 지난 2000년 첫 FA 선수가 나온 이후 보상선수로 다른 팀을 갔던 선수가 곧바로 다시 보상선수로 지명돼 온 경우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는 사실 FA 제도에서 비롯됐으니 SK나 롯데 구단의 잘못을 탓할 수가 없는 문제다. 이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FA 제도의 세부 사항을 좀더 보강할 예정이다. 이제 이번 임훈과 같은 리턴픽 사례는 없을 것인가.
이에 KBO의 답변은 신중하다. 정금조 KBO 운영팀장은 "FA가 한꺼번에 17명이 쏟아진 해가 없었다. 따라서 이번 '리턴픽' 같은 단어가 나오면서 고민이 깊어진 것이 사실"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그렇다고 FA 제도를 고치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는 정 팀장은 "이번 리턴픽이 이뤄진 롯데와 SK만 생각할 것이 아니다. 다른 구단이 보상선수를 데려갈 경우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상선수를 무조건 보호선수로 묶어야 한다거나 보상선수는 리턴픽을 금지한다 등의 조항은 자칫 구단마다 유리하거나 불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팀장은 "리턴픽 문제는 좀더 신중해야 할 것 같다"면서 "최대 14일로 돼 있는 보상 일정을 줄이는 문제라든가, 모든 FA 계약을 마친 후 보상선수를 교환하는 방식 등도 한 번 고려해 볼 만 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최초의 보상선수 리턴픽 선수가 된 임훈이 유일한 리턴픽 선수로 끝날지 문제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