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에는 유독 오른손 선발 투수가 많다.
프로야구 전체에 좌완 투수보다 우완 투수가 많은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올 시즌 넥센의 선발 로테이션을 채운 투수는 거의 우완이었다. 김수경(32), 브랜든 나이트(36), 문성현(20), 김상수(23), 그리고 중간에 가세한 심수창(30) 모두 우완이다.
올해 초반까지 선발 로테이션을 채웠던 좌완 금민철(25)이 지난 7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후 10월 공익으로 입대하면서 후반기 선발은 우완으로만 채워졌다. 한쪽으로 치우친 선발축은 매번 달라지는 상대팀 전력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게 한다는 점에서 올 시즌 최하위에 머문 넥센의 약점 중 하나가 됐다.

이를 의식하듯 시즌 후 외국인 선수 선발 과정에서 김시진(53) 감독은 매번 "좌완 투수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선발축을 바로잡기 위한 고심이었다. 그리고 넥센은 지난 22일 외국인 좌완 앤디 밴 헤켄(32)을 전격 영입했다.
그는 올 시즌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트리플A 팀인 오클라호마 시티 레드호크스에서 35경기에 등판해 9승6패 평균자책점 3.40의 성적을 올렸다. 마이너리그 통산 316경기에서 107승 75패 평균자책점 3.89를 기록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넥센에 큰 힘이 될 선수는 '돌아온 유망주' 좌완 강윤구(21)다. 그는 지난 2009년 1차지명으로 넥센에 입단했다. 그러나 그해 3승(2패 1세이브 2홀드)을 거둔 뒤 지난해 9월 25일 서울 김진섭 정형외과에서 왼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
약 1년 간의 재활 끝에 올 시즌 막판에 1군으로 돌아온 강윤구는 10월 16일 목동 두산전에서 지난해 3월 28일 사직 롯데전 이후 538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이후 세 경기 선발 등판에서 2승1패를 거두며 선발 복귀 합격점을 받았다.
김 감독도 당시 "(강)윤구가 이긴 것도 중요하지만 안아프다는 게 정말 다행이다. 내년에는 윤구가 선발의 한 축을 맡아주길 바란다"며 그의 완쾌를 환영했다. 수술 전 150km에 이르는 강속구를 던졌던 강윤구의 실력이 돌아와준다면 김 감독도 시름을 덜 것으로 보인다.
강윤구와 밴 헤켄의 합류로 넥센 선발진은 더욱 풍부해졌다. 내년 시즌 5선발에도 좌우 균형을 맞출 수 있게 됐다. 재미있는 것은 넥센 타선도 김민우, 이택근, 박병호, 강정호 등 우타자 일색이라는 것. 김 감독이 우타 편향 타선의 문제는 어떻게 풀어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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