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가는' 이대호의 남다른 후배사랑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1.12.27 13: 55

"똑바로 던져야지. 내가 그렇게 가르쳐 줬냐".
지난 26일 경남고 야구장. '빅보이' 이대호(29, 오릭스)가 정훈(24, 롯데 내야수)을 향해 따끔하게 한 마디 던진다. 정훈은 머리를 긁적인 뒤 자세를 가다듬는다.
일본 무대에 진출하는 이대호는 올 시즌 원정경기 룸메이트였던 정훈과 함께 내년 시즌을 준비 중이다. 이들은 거의 하루 종일 함께 붙어다닌다. 정훈은 "대호형은 나의 영웅"이라고 존경의 뜻을 표했다.

그래서 일까. 그는 이대호의 한 마디 한 마디에 귀를 기울인다.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열정이 대단하다. 이대호 또한 정훈의 끊임없는 노력이 대견스럽다. 무뚝뚝하게 말하지만 누구보다 그의 성공을 바란다.
정훈은 "대호형이 캐치볼할때 송구 단점을 지적해준다. 제대로 안 던지면 혼날때도 많다. 속된 말로 혼나면서 훈련한다"고 허허 웃었다.
지난해 사상 첫 타격 7관왕에 오른 이대호에게 타격에 대해 물어본다. 그럴때마다 대답은 뻔하다. "방망이는 공보고 공치는 것이다". 정훈은 "천 번 물어봐도 대답은 한결같다"고 푸념을 늘어 놓았다.
이대호는 정훈에게 토스배팅을 올려주며 "방망이는 나보다 낫다. 마산에서 용났다"고 후배 기살리기에 열을 올렸다. 정훈은 더욱 힘차게 방망이를 휘두르며 선배의 칭찬에 화답했다.
이대호는 정훈을 위해 야구용품 후원을 추진하는 등 후배가 마음 편히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게끔 배려하고 있다. 큰 체구 만큼이나 넉넉한 마음씨가 돋보이는 '빅보이' 이대호다운 모습이었다. 
wha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