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골 1도움' 박지성, 위기 속 기회 살리며 '비상 준비'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1.12.27 08: 17

박지성(3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맹활약했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살려내는 데 성공했다. 역시 베테랑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27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서 열린 '2011-2012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18라운드 위건과 홈 경기서 5-0 대승을 거뒀다. 맨유는 이날 웨스트 브롬위치와 0-0으로 비긴 1위 맨체스터 시티와 승점(45)이 같아졌다. 골득실에서 밀려 2위에 머물렀지만 언제든지 1위를 탈환할 수 있는 위치가 됐다.
이날 맨유 승리의 1등 공신은 해트트릭을 달성한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였다. 베르바토프는 전반 41분과 후반 13분, 후반 33분 골을 퍼부어 5-0 대승의 주역이 됐다. 이에 영국의 스포츠 전문 매체 '스카이스포츠'는 평점 9점을 부여하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베르바토프의 해트트릭도 박지성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박지성은 후반 32분 상대 박스 내에서 파울을 유도, 페널티킥을 받아내 베르바토프가 해트트릭을 달성할 수 있게끔 도왔다.

박지성의 활약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이날 선제골의 주인공은 박지성이었다. 박지성은 경기 시작 8분 만에 골을 뽑아내며 5-0 대승의 시발점이 됐다. 박지성은 박스 왼쪽에서 파트리스 에브라가 내준 패스를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 위건의 골망을 흔들었다. 멋진 골이었다. '스카이스포츠'는 박지성에게 "선제골을 넣었다"는 수식과 함께 맨유에서 두 번째로 높은 평점 8점을 부여했다.
1골 1도움. 최근 박지성의 부진을 충분히 잊게 해주는 기록이었다. 경기 내내 상대 진영 좌우를 가리지 않고 쉴 틈없이 움직인 박지성 덕분에 맨유는 시원한 승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맨유로서는 부상으로 이탈한 애슐리 영의 공백을 전혀 느낄 수가 없었다.
사실 박지성은 이번 시즌 제대로 된 기회를 잡지 못했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이 로테이션 시스템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박지성은 영에 비해 기회가 적었다. 이날 전까지 영은 리그 13경기(선발 10경기), 리그컵 1경기(선발 1경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경기(선발 3경기)에 출전했지만, 박지성은 리그 8경기(선발 5경기), 리그컵 3경기(선발 3경기), UEFA 챔피언스리그 4경기(선발 2경기) 출전에 그쳤다. 중요한 경기는 영의 차지였다.
그러나 위건전에서 박지성은 자신도 충분히 활약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영이 적어도 2~3주간 전력에서 제외된 상황에서 박지성은 그 자리를 자신이 메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지금까지 박지성은 위기였다. 그렇지만 위기 뒤에 기회라는 말이 있다. 박지성은 그 기회를 잡았다. 이제는 그가 비상하는 것을 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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