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친구를 위한…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OSEN 이은화 기자
발행 2011.12.27 10: 34

"이 다음에 크면, 우리…."
미래에 대한 소소하거나 혹은 허황된 막연한 약속.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친구와 나눠 본 적 있을 것이다.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는 옛친구와 함께 했던 추억들을 하나둘씩 되새기며 어린 시절을 돌아보고, 순수했던 그 시절의 나를 떠올리게 해준다.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는 2인극으로 두 주인공 앨빈과 토마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서점을 운영하는 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는 앨빈과 그의 친구 토마스. 7살 때부터 친한 친구 사이였던 이들은 어느 날 누군가가 먼저 하늘나라로 간다면 남아있는 한 명이 송덕문을 써주기로 약속한다. 공연은 토마스가 앨빈의 송덕문을 작성하면서 시작한다.

현재의 토마스는 어떤 내용으로 송덕문을 쓸 지 고민하며, 앨빈과의 추억을 떠올리게 된다. 이 때 앨빈이 등장해 토마스의 기억의 저편에 있던 함께한 추억들을 하나둘씩 꺼내고, 이들이 추억을 떠올릴 때마다 바닥에는 수북한 기억의 종이 뭉치들이 쌓여간다. 쌓여가는 종이 뭉치 만큼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송덕문이 채워진다.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토마스는 언제나 자신이 낸 책들에 대해 '내 머릿 속에는 몇 천개의 이야기가 있으며, 그 중 아무거나 골라잡아 썼을 뿐'이라고 말해왔다. 하지만 송덕문을 작성하면서 그가 쓴 모든 글의 영감이 자신의 가장 소중한 친구 앨빈으로부터 얻은 것임을 깨닫게 된다.
송덕문이 완성 될 무렵, 토마스는 다리 위에서 몸을 던진 앨빈에 대한 죄책감이 마음 한 켠에 남아 마지막 질문을 건네지만, 끝내 그 이유는 알 수가 없다. 그 순간 그 자리에 토마스는 앨빈과 함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을 잊은 채 현재의 삶에 치여 사는 현대인들에게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는 오랜 친구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해준다. 20대 청년층부터 50대 중장년층까지 모두가 토마스를 공감할 수 있는 데에는 누구나 어린 시절을 보냈고 그 시절이 있어 지금의 내가 있다는 것임을, 그 시간을 잊고 지낸 토마스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서일 것이다.
몽환적인 조명과 서점 배경 속에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기억의 저편에 있던 추억들을 회상하게 된다. 공연이 끝날 때즈음, 관객들은 내 옆에 있는 친구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생애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의 여행.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는 현재를 살기에 급급한 모든 이들에게 잊고 지내온 것들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앨빈과 토마스, 그들의 이야기가 종이가 되어 흩날릴 수록 공연의 막바지 그들의 추억은 바닥에 수북히 쌓여간다.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는 내년 4월 29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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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뮤지컬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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