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선수제도가 만들어 낸 기구한 운명의 장난인가.
임훈(26, 외야수)이 '리턴픽'이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원소속 구단인 SK 와이번스로 복귀했다.
지난 2004년 신일고를 졸업한 임훈은 2차 5번으로 SK 유니폼을 입었다. 그렇게 8년동안 SK에서 뛴 임훈은 지난 7일 FA 임경완의 보상선수로 지명돼 롯데로 가야 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일이 또 다시 일어났다. 메이저리그행을 포기, 국내로 급작스럽게 유턴, 롯데와 계약한 정대현의 보상선수로 친정팀 SK가 27일 임훈을 지명했다. 극적인 사상 첫 리턴픽이었다.

그렇다면 임훈은 그의 선수 경력에 롯데 소속 기록이 남을까.
이에 대해서 한국야구위원회(KBO) 정금조 운영팀장은 27일 OSEN과 전화통화에서 "임훈의 선수 경력에 롯데 소속이 남는다"고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 정 팀장은 "상대팀이 보상 선수를 선택해 KBO에 명단이 들어오면 이틀 후에 공시한다. KBO는 지난 7일 임훈에 대해 공시를 했기 때문에 롯데 선수의 신분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일단 임훈은 롯데 옷을 한 번 입었다. 롯데로부터 지명을 받은 임훈은 부산으로 내려가 배재후 단장과 악수를 하며 롯데 점퍼를 걸쳤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였다.
임훈이 롯데 선수가 된 시점은 12월이다. 12월은 계약서상에 비활동기간으로 선수들은 연봉을 받지 못한다.
정 팀장 역시 "11월에 잔여연봉이 끝난다. 롯데와 SK간의 보상선수 지명은 12월 달에 이뤄졌기 때문에 임훈은 연봉을 하나도 못 받는다"고 말하면서도 "연봉에 상관없이 공시가 되면 그 팀의 소속이 된다"라고 덧붙였다.
임훈은 20일 동안 롯데 선수로 특이한 경력을 갖게 됐다. 그러나 롯데 유니폼을 입고 아무런 야구 성적도, 돈도 받지 못하고 팀 이름만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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