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금방 지나간다".
'빅보이' 이대호(29, 오릭스)는 바쁘다. 일본어 과외로 하루를 시작한 뒤 모교(경남고)에서 체력 및 기술 훈련을 소화하고 저녁에는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26일 경남고 야구장에서 만난 이대호는 "열심히 운동하고 아내가 임신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루가 금방 지나간다"고 근황을 전했다.
예년보다 일찍 방망이를 잡은 이대호는 "많이 빠른 것은 아니다. 조금씩 잡았다. 예년보다 조금 더 빨리 잡았고 내년 1월에 아내가 출산하면 곁에 있어야 하니까 운동을 제대로 못한다. 그래서 조금 더 빨리 시작했다"고 대답했다. 다음은 이대호와의 일문일답.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가.
▲열심히 운동하고 아내가 임신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루가 금방 지나간다.
-체중 감량 프로젝트에 돌입했다고 들었다.
▲생각했던대로 잘 되고 있다. 전훈 캠프에 합류해 조금 더 감량할 예정이다. (현재 감량 수치를 묻자) 적당히 빠졌다. 정규 시즌 개막전까지 10kg을 더 감량하는게 목표다. 저녁 6시 이후 간단히 저녁 식사를 해결하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니까 효과가 더욱 좋다.
-간단히 먹는다면 어느 정도인가.
▲맛있는 고구마 하나 정도다. 운동하는데 지장이 있으니 조금씩 먹어가면서 (체중을) 조절중이다.
-많이 힘들 것 같은데.
▲많이 힘들다. 1주일간 너무 힘들었다. '이걸 왜 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내년에 좋은 성적을 얻을 것이라는 믿음 속에 더 열심히 하겠다.
-일본어 공부도 병행한다고 들었다.
▲물론 쉽진 않다. 회화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글을 쓰고 읽는 것은 아직 어렵지만 열심히 하다보면 분명히 좋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구단 측과는 꾸준히 연락하고 있는가.
▲통역을 담당하는 (정)창용이형이 부산 출신이라서 정기적으로 연락하면서 지내고 있다. 창용이형이 큰 힘이 될 것 같다. 몇년간 일본 야구를 경험했으니 내가 가면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본다. 여러모로 의지가 되지 않겠나. (이)승엽이형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일본 투수들의 특성을 잘 알 것이며 야구 선수 출신이니까 의사 표현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까.
-15일 미야우치 요시히코 오릭스그룹 총수를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가.
▲오릭스그룹 전 직원들이 야구를 좋아하고 내게 많은 기대를 하기 때문에 좋은 활약을 펼쳐 우승에 이바지하길 바란다고 했다. 오릭스그룹 직원들과 함께 사진도 많이 찍었다. 나를 응원하고 잘 하길 기대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좋은 성적을 거둬야 기대가 사랑으로 바뀌니까 더욱 열심히 하겠다.
-예년보다 일찍 방망이를 잡았다.
▲많이 빠른 것은 아니다. 조금씩 잡았다. 예년보다 조금 더 빨리 잡았고 내년 1월에 아내가 출산하면 곁에 있어야 하니까 운동을 제대로 못한다. 그래서 조금 더 빨리 시작했다.
-구단 측으로부터 일본 투수들의 영상자료를 받았는가.
▲아직 못 받았다. 아무래도 실전을 통해 경험하는게 가장 나을 것 같다. (영상자료를) 본다고 반드시 그 공을 던지는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범경기 때부터 (영상자료를) 보면서 익힐 생각이다.
-내년 2월 18일 한신과의 첫 경기에 공식 데뷔한다.
▲연습경기니까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어차피 시즌 전에 치르는 연습경기 아닌가. 상대 투수들과 대결하며 감각을 익히는 시기다. 한신이라는 좋은 팀과 대결하게 돼 재미있을 것 같다. 내게 가장 중요한 건 연습 경기보다 정규 시즌 때 좋은 성적을 거둬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것이다.
-2월 21일에는 삼성과 맞붙는다.
▲삼성에는 승엽이형 뿐만 아니라 (오)승환이, (채)태인이, (최)형우 등 친한 선수들이 많다. 일본 구단의 유니폼을 입고 맞붙으면 흥미로울 것 같다.
-이승엽 선수로부터 어떠한 조언을 받았는가.
▲편하게 하고 성적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지 마라고 했다. 야구라는게 잘 하려고 하면 더 안된다. 승엽이형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평소 하던대로 하면 된단다.
-백인천 전 롯데 감독은 요미우리 강타자로 활약했던 알렉스 라미레스를 롤모델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좋은 선수다. 일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고 지금도 잘 하고 있다. 그 정도만 한다면 일본 최고의 타자다. 게다가 우승까지 시켰다.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둔 타자니까 그 정도의 성적을 거둔다면 오릭스의 우승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몸쪽 승부에 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그리고 상대 투수의 위협구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몸쪽 공을 잘 던지면 치기 힘들다. 반면 몸쪽 공이 실투가 되면 홈런으로 연결되기 쉽다. 사구를 맞게 된다면 웃으면서 1루로 걸어나갈 생각이다. 하지만 스포츠정신에서 벗어나 고의적인 행위라면 과감히 항의하겠다. 아무래도 내게 승부를 피한다는 건 나를 껄끄러워 한다는 것이니까 좋게 여길 것이다.
-일본 무대 진출을 앞두고 각오를 듣고 싶다.
나는 승부욕이 강하다. 투수가 내게 사구를 던진다면 맞고 걸어나갈 생각이다. 볼넷이든 사구든 출루하면 팀에 도움이 되는 것 아니겠나. 타격감이 좋지 않을때면 어떻게 해서든 나간다면 팀에 보탬이 된다. 일본에 가서 좋은 성적을 거둔 뒤 웃으면서 귀국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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