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복귀 희망' 이천수, 김승현과는 다르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1.12.27 15: 13

'악동' 이천수(31)가 K리그 복귀를 바라고 있다. 이천수는 최근 광양으로 전남 구단을 찾아가 사죄의 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J리그서 활약했던 이천수는 올 시즌 27경기 동안 6골을 넣었지만 팀의 잔류 제의에도 한국으로 복귀를 원하고 있다.
이천수의 복귀 타진과 관련 K리그의 흥행을 위해 인기를 되살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개진되고 있다. 이는 프로농구 김승현(삼성)의 복귀와 연계시켜 이천수의 복귀가 비록 네가티브한 마케팅이 되더라도 K리그의 흥행을 위해서는 필요하다는 것.
하지만 이천수와 김승현은 본질적으로 경우가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잣대로 보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김승현은 오리온스와 지난 2006년 5년간 연봉 10억5000만 원의 이면계약을 맺었으나 부상에 따른 성적 부진을 이유로 2009년 6억 원, 2010년에는 3억 원으로 연봉이 삭감됐다.
이면계약을 지키지 않은 오리온스에 불만이 생긴 김승현은 지난해 7월 구단을 상대로 애초 약정한 임금을 달라는 소송을 냈고 KBL은 작년 11월 김승현을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했다.
김승현은 올해 7월 임금 소송 1심에서 12억 원을 받아낼 수 있는 승소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KBL의 임의탈퇴 공시 효력을 정지시켜 달라는 가처분 신청은 지난달 기각됐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김승현이 오리온스에 "1심 판결에서 인정된 12억 원을 받지 않기로 하는 대신 다른 팀으로 보내달라"고 제안했고 오리온스 역시 "이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며 복귀가 급물살을 타 진통 끝에 서울 삼성으로 이적에 성공, 복귀했다.
김승현의 경우는 구단의 '꼼수'가 선수를 망친 경우로 볼 수 있다. 샐러리캡이 적용되는 프로농구의 상황서 선수의 이탈을 막기 위해 이면계약을 맺었고 이를 구단이 스스로 부인했기 때문이다. 법적인 공방 끝에 선수가 승리를 거뒀지만 KBL에서 이를 막으면서 김승현의 복귀가 어려웠던 것.
하지만 이천수는 선수 본인이 물의를 일으킨 경우다. 국내 K리그를 버리고 떠났다 돌아오기를 반복한 그는 수원에서 이미 선수단 분위기를 깨트린 경우가 있다. 그의 복귀를 처음 허락했던 차범근 전 감독조차 포기한 상황에서 박항서 전 전남 감독이 모든 책임을 지고 데려간 것.
이후 이천수는 전남에서 동료에게 '감자'를 먹이고 구단 코칭 스태프와 불화를 일으키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이어갔다. 또 돈을 찾아 사우디아라비아로 진출했지만 이마저도 안정을 찾지 못했다.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서도 물의를 일으키며 다시 일본으로 자리를 옮겼고 결국 한국으로 복귀를 원하고 있는 상황.
말 그대로 타의에 의해 문제가 생겼던 김승현과 스스로 물의를 빚은 이천수의 복귀를 동일시한다면 형평에 맞지 않는 것.
올 시즌 이천수는 J리그서 자신의 진면목을 보여주지 못했다. 국가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할 정도로 경기력이 떨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그의 활약을 기대하는 것도 미지수다.
또 가뜩이나 올해 승부조작으로 인해 K리그가 충격을 받은 상황에서 '악동'의 이미지를 가지고 K리그 부흥을 이끈다는 것은 말 그대로 어불성설인 상황이다.
그는 이미 수 차례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모두를 실망시켰다. 현 상황서 K리그 흥행을 위한다는 미명으로 이천수의 복귀가 추진된다면 이는 정도가 아니다. 
10bird@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