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가 2011년 스토브리그를 통해서 보상선수 규정에 있어서 크게 3가지를 수정 보완할 뜻을 내비쳤다.
올 겨울 한국프로야구는 역대 가장 많은 17명의 선수들이 FA를 선언한 뒤 6명이나 팀을 옮겼다. 지난 11월20일 LG 소속이던 이택근(31)이 친정팀 넥센과 계약한 것을 시작으로 같은 날 송신영(34)도 한화로 옮겼다. 롯데 사이드암 투수 임경완(36)도 20일 SK로 이적했다. 이어 LG 조인성(36)이 22일 SK로 옮겼고, SK 소속이던 '작은' 이승호(30)가 22일, 정대현(33)은 12월 13일 나란히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야구 30년 역사 가운데 가장 분주한 겨울이었다.
문제는 FA 선수들의 이동이 아니라 이들이 팀을 옮기면서 뒤이은 보상선수 지명에 있어서 3가지 정도 수정, 보완해야 할 부분이 드러났다.

▲임훈을 통해 본 '리턴픽'
임훈(26, 외야수)이 '리턴픽'이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27일 원소속 구단인 SK로 복귀했다.
지난 2004년 신일고를 졸업한 임훈은 2차 5번으로 SK 유니폼을 입었다. 그렇게 8년동안 SK에서 뛴 임훈은 지난 7일 FA 임경완의 보상선수로 지명돼 롯데로 가야 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일이 또 다시 일어났다. 메이저리그행을 포기, 국내로 급작스럽게 유턴, 롯데와 계약한 정대현의 보상선수로 친정팀 SK가 27일 임훈을 지명했다. 극적인 사상 첫 리턴픽이었다.
문제는 선수가 짧은 기간동안 유니폼도 제대로 입어보지도 못하고 팀을 떠났다가 다시 복귀한 것이 조금은 논란이 되고 있다. 구단들의 결정에 선수만 상처입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정금조 KBO 운영팀장은 "KBO도 리턴픽을 놓고 고민했다. 큰 틀에서 본다면 리턴픽은 있을 수 있다"면서 "우려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팀장은 또 "제도상의 큰 틀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 개인의 상실감은 이해한다. 그러나 구단에서 선수의 필요성을 놓고 고민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라며 "아마도 이번 임훈 문제는 하루 이틀 사이에 보상 선수가 몰린 것이 문제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팀장은 "임훈 리턴픽은 간단하게 생각해야 한다. 물론 임훈이 다른 구단에 갈 경우 15번째 선수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SK도 20번째 이후로 고려했고, 롯데도 20번째 이후로 넣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정 팀장은 "정말 큰 틀에서 리턴픽이 문제가 있는 것인지를 놓고 내년 2월 KBO 이사회에서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보상선수 우선순위, FA 계약서 순으로 하나씩 처리
KBO야구규약 '164조 구단의 보상 1항'을 보면 '직전 시즌에 다른 구단에 소속했던 FA선수와 다음 연도 선수 계약을 체결한 구단은 해당 선수의 전 소속 구단의 직전 시즌 참가활동보수의 200%와 구단이 정한 20명의 선수 이외의 1명으로 보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롯데에서 SK로 이적한 임경완, LG에서 SK로 이동한 조인성, 그리고 SK에서 롯데로 '작은' 이승호가 비슷한 시기에 이동하며 보상 선수 명단을 받는 시점을 놓고 애매했다. SK의 경우 LG와 롯데에 보상선수 명단을 동시에 넘겼다.
정 팀장은 그 기준에 대해 "KBO는 구단이 선수와 FA 계약 후 KBO에 계약서를 제출한 시점을 기준으로 보상선수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KBO에 들어온 FA 계약서를 기준으로 한다는 규정이 있어서 큰 혼란은 피했지만 일말의 논쟁이 될 수도 있었다.
이유가 있었다. LG는 롯데보다 이틀 뒤에 명단을 넘겨 받았지만 롯데가 최종 결정을 할 때까지 선택을 할 수가 없었다. 이틀 뒤에 먼저 지명할 수도 없었기에 롯데 결과 때까지 기다렸다.
그래서 KBO는 보상선수 우선순위를 동시에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FA 명단 제출 순으로 하나씩 처리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규정을 손볼 예정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정확한 시간까지도 고려할 예정이다.

▲보상선수 명단 제출, 결정 기간 확 줄인다
KBO는 올 겨울 FA시장을 통해 보상선수 명단 제출과 결정 기간을 확 줄이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정금조 운영팀장은 "이번에 여러 선수들의 보상을 진행해 보니까 보상선수 교환 날짜가 너무 길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라면서 "이 기간을 확 줄이겠다"고 말했다.
KBO야구규약 '164조 구단의 보상 4항'을 보면 'FA선수 획득 구단은 총재 승인공시 후 7일 이내에 전 소속구단에 20명 보호선수 이외의 명단을 제시해야 하며, 전 소속구단은 금전적인 보상 또는 선수에 의한 보상을 7일 이내에 완료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이 기간을 모두 지킬 경우 총 14일이 걸린다. 구단들의 경우 이 날짜를 꽉 채워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에 보상선수를 선택한 대부분의 구단들은 이미 명단이 오기 전부터 상대방이 건넬 예상 명단을 분석하고 있었다. 그리고 명단을 받은 뒤 코칭 스태프 회의를 하고 곧바로 결정을 했다. 하루면 됐다. 그리고 나머지 6일은 기다렸다 상대방에 넘기고, 또 상대방은 일주일을 기다렸다 KBO에 보고했다. 13일은 그냥 버렸다고 볼 수 있다.
정 팀장도 "KBO도 이 기간이 너무 길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봐서는 3일 이내로 줄여도 될 것 같다. 왜냐하면 시간이 그렇게 길게 필요 없다. 선수들도 너무 기다린다. 실질적으로 하루면 결정된다. 그러나 복수의 선수를 내줄 수도 있을 대비해 보호선수 명단 제출 3일, 결정 기간 3일, 총 6일 정도로 고민 중이다"고 설명했다.
미국프로야구(MLB)의 경우 올 겨울 스토브리그에서 제도적으로 큰 문제가 없었다. 이는 110년 역사와 수 많은 사례를 통해 이뤄진 것이다. KBO는 이제 30년이다. 그 속에 사례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부족한 점이 있다. 이번 겨울 부족했던 부분은 앞으로 조금씩 수정해 나가면 될 듯 싶다.
agass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