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흥행 보증수표이자 최고의 연기력으로 추앙받던 배우 송강호, 차태현, 하지원에게 올 한 해는 흥행의 기쁨보단 관객들의 외면으로 인한 아픔이 컸던 시간이었다.
100억 원 이상의 제작비가 들어간 한국형 3D 블록버스터 ‘7광구’에서 하지원은 여배우의 몸으로 링거 투혼을 불사르며 열연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전국 224만 여명을 동원하는 데 그쳐 흥행에서는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신세경과의 신구 조합으로 화제를 일으키며 스크린에 컴백했던 ‘푸른 소금’의 송강호 역시 76만 명의 관객을 불러 모으는 선에서 만족해야 했고, 아역배우와 함께하면 반드시 흥행한다는 이색 흥행 공식을 가진 차태현은 ‘챔프’로 다시 한 번 흥행 재연에 도전했지만 53만 명을 동원하는데 그치는 등 크게 주목을 끌지 못했다.

2011년을 아쉬움 속에 보낸 이들이지만 그 어떤 배우들보다도 세 배우의 2012년은 많은 영화팬 및 관계자들의 관심의 대상이다. 올 해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내년 스크린을 달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먼저 송강호는 유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하울링'을 통해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생활형 형사'의 모습을 선보인다.
영화 '하울링'은 승진에 목말라 사건에 집착하는 형사 상길(송강호)과 사건 뒤에 숨겨진 비밀을 밝히려는 신참 형사 은영(이나영)이 파트너가 돼 늑대개 연쇄살인 사건을 추적하며 벌어지는 범죄 수사 드라마.
송강호는 '살인의 추억' 이후 9년 만에 강력계 형사 역할에 도전, 실적 때문에 늑대개 연쇄살인 사건에 목숨 거는 만년 형사 상길 역을 맡아 그동안 형사 영화에서 보여줬던 강렬한 포스를 다시금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원은 내년 개봉 예정인 영화 '코리아'를 통해 올해의 부진을 씻겠다는 각오다. '코리아'는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때 사상 첫 남북 단일팀이 우승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 탁구 국가대표 선수로 완벽히 변신하기 위해 촬영 전부터 특훈을 받으며 구슬땀을 흘린 만큼 하지원의 새로운 변신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차태현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통해 첫 사극에 도전한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금보다 얼음이 더 귀했던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서빙고의 얼음을 훔치기 위해 조선 최고 꾼들이 벌이는 작전을 담은 작품. 신선한 발상과 흥미진진한 스토리,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극 중 차태현은 조선 최고의 전문가들을 모아 ‘얼음 전쟁’을 도모하는 리더 ‘덕무’ 역을 맡아 지략가로서의 면모를 선보인다. 차태현이 사극을 통해서도 ‘차태현표 코미디’를 선보이며 영화 흥행까지 이뤄낼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
송강호, 하지원, 차태현이 올해의 부진을 씻고 2012년 스크린에서 화려한 설욕전을 펼칠 수 있을 지 많은 이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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