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롯데맨' 임훈, "여러 감정 교차했던 기간"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12.27 17: 57

"좀더 차분하게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
피곤한 목소리였다. 사상 첫 리턴픽을 통해 다시 SK 유니폼을 갈아입게 된 임훈(26)이었지만 복잡한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임훈은 27일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아직 어떤 기분인지 잘 모르겠다"면서 "결정이 나면 바로바로 결정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그게 쉽지 않았다. 여러 감정이 교차했던 기간이었다"고 그동안의 마음 고생을 털어놓았다.

지난 7일 FA 임경완의 보상선수로 지명돼 롯데로 가야 했던 임훈이었다. 그러나 27일 정대현의 보상선수로 다시 친정팀에 복귀했다. 극적인 사상 첫 리턴픽이었지만 지난 19일 롯데와 입단식을 마친 임훈으로서는 혼란스러울 수 있었다.
"지난 9일 프로야구선수협회 총회에 참석했는데 롯데 자리에 앉아 SK쪽을 보면서 (이적을) 실감했다"는 임훈은 "그동안 부산을 5번이나 왔다갔다 했다. 오늘도 새벽에 부산에서 돌아왔다. 롯데도 정식 계약을 한 소속팀이었다"고 말했다.
롯데와 8500만원에 연봉 계약을 한 임훈은 등번호도 '69'를 요청해 놓은 상태였다. 게다가 홍성흔 등 롯데 선수들을 직접 만나 하루라도 빨리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다. 실제 훈련 장소가 마땅하지 않았던 임훈은 문학구장 관중석 복도에서 훈련을 했다. SK 코칭스태프나 선수들에게 알리지 않은 상황이었다. 스스로 롯데 소속 선수인 만큼 SK 선수단과 함께 실내연습장에서 훈련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임훈은 "지난 23일 집 계약 때문에 부산으로 내려가려고 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좀더 생각해보라고 전화를 하셨다"면서 "그래서 출발 5분전에 표를 물렸다"고 밝혔다. 결과를 기다리며 크리스마스 때는 홀로 북한산까지 올랐던 임훈이었다. 20일 동안 롯데맨이었던 임훈은 "양승호 롯데 감독님께서 '인연이 아닌 것 같다. 그렇지만 항상 지켜 볼테니 열심히 하라'고 말씀해 주셨다"고 말했다.
SK로 돌아온 것이 확정된 임훈의 각오는 새롭다. "이만수 감독님께서 '축하한다. 하던대로 열심히 하자'고 격려해주셨다. 또 송은범, 윤희상, 최정, 정우람, 김광현 등 동료들도 기뻐해줘서 기분이 좋았다"는 임훈이다.
하지만 "야구 하면서 가장 힘든 시기였지만 누구도 탓할 문제도 아니다"고 냉정하게 돌아 본 임훈은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있다. 이제는 확실한 경쟁을 해야 할 시기라는 것"이라며 "어떻게 경쟁을 해야 할지 분명하게 알았다"고 강조했다.
임훈은 다시 산에 오를 예정이다. "최근 등산 장비를 모두 갖췄다"는 임훈은 "당장 내일(28일) 태백산으로 향한다. 가서 모든 감정을 다 정비해서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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