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입수한 다르빗슈 ML 스카우팅 리포트 집중분석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12.28 08: 45

역시 예상대로였다. '괴물투수' 다르빗슈 유(25)를 직접 본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역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우완투수 다르빗슈가 지난 20일 메이저리그 입찰에서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준우승팀인 텍사스 레인저스로부터 5170만 달러(약 594억 원)의 금액에 낙찰되면서 현재 우선 협상을 벌이고 있다.
다르빗슈가 기록한 포스팅 금액 5170만 달러는 지난 2006년 마쓰자카 다이스케가 보스턴으로부터 기록한 5111만 1111달러 11센트를 넘은 메이저리그 역대 포스팅 최고액이다.

그러나 다르빗슈의 포스팅 금액이 알려진 후 미국을 비롯한 일본, 심지어 한국에서도 논란이 됐다. 입찰에 참여한 뉴욕 양키스는 다르빗슈 금액이 밝혀진 뒤 "터무니없는 우스운 금액"이라고 말했다. 한국 언론에서도 앞다퉈 다르빗슈 소식을 전하며 많다, 적다고 표현했다.
그렇다면 다르빗슈가 공을 던지는 모습을 현장에서 직접 본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어떻게 평가할까.
OSEN은 27일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스카우트가 직접 작성한 스카우팅 리포트를 이메일을 통해 입수했다. 그는 지난 5월과 8월 일본에 날아가 두 차례나 다르빗슈의 투구를 체크했다. 참고로 이 팀은 이번 입찰에 금액을 써내지 않았다.
▲다르빗슈는 1급 선발 투수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다르빗슈는 메이저리그 어느 팀에 가든지 당장 1선발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라고 장담했다.
약관 25세인 다르빗슈는 일본프로야구에서 7년간 167경기에 등판해 93승38패1홀드 평균자책점 1.99를 기록했다. 1268⅓이닝 동안 탈삼진은 무려 1259개나 잡아냈다.
본격적으로 성적을 내기 시작한 지난 2007년부터 성적을 보자. 다르빗슈는 2007년 207⅔이닝 동안 평균자책점이 1.82에 불과했고, 2008년 200⅔이닝 평균자책점 1.88, 2009년 18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이 1.73, 2010년 20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이 1.78, 그리고 올 시즌은 무려 232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이 1.44에 불과했다. 2007년 이후 9이닝당 평균 삼진수가 무려 10.4개다. 이 때문에 다르빗슈는 스토브리그에서 메이저리그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FA 랭킹 'TOP3'에 포함됐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역시 "일단 체형이 매우 좋으며 올해는 체력까지도 경기 막판까지도 꾸준히 유지한다"고 말한 뒤 "야구에 대한 기술적인 면이 뛰어나며 최고의 투구 능력을 지녔다. 2011년 아시아 최고 투수다. 키가 크며 조금은 말랐지만 근육질의 몸매를 지녔다"고 상세히 서술했다.
다르빗슈의 투구 동작에 대해 스카우트는 "마운드에서 공을 잡고 있는 순간부터 딜리버리 모든 동작이 우수하다. 그가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능력 중 하나는 어깨 회전이 매우 빠르기 때문이다. 팔 동작 역시 매우 깔끔하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그는 다르빗슈의 부상 위험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그는 "다르빗슈는 매경기 100개 이상의 공을 던진다. 이는 당장은 모르지만 몸을 혹사할 경우 무리가 갈 수 있다. 선발투수로서 강한 스테미너도 좋지만 부상 위험도 신경써야 할 듯 싶다"고 우려했다.
▲다르빗슈, 구종만 7개다
보통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의 경우 직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중에서 두 개만 잘 던져도 가능성을 인정받는다. 그러나 다르빗슈는 달랐다. 다르빗슈는 마운드에서 던질 수 있는 공이 무려 7개나 됐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다르빗슈 포심 패스트볼은 최고 97마일(156km)를 내 스피드건에 찍었다. 평균 포심 구속은 93~94마일(150~151km)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포심 패스트볼은 우리가 알고 있는 직구다.
여기에 다르빗슈는 좌우타자 몸쪽과 바깥쪽 모두 공략 가능한 변형된 패스트볼을 구사했다. 먼저 다르빗슈는 컷 패스트볼을 구사했다. 커터는 우타자를 상대로 슬라이더처럼 바깥쪽으로 빠르게 꺾여 흐르는 구종이다. 다르빗슈의 커터는 91~93마일(146km~150km) 정도를 유지하며 각도가 매우 예리하다.
슈트처럼 보이는 투심 패스트볼도 93~94마일(150km~151km)을 기록했다. 투심은 우타자 기준으로 몸쪽으로 살짝 꺾여 들어오는 구종으로 내야 땅볼을 유도해 범타로 처리하는데 유용하다.
다르빗슈의 결정구는 슬라이더였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다르빗슈 슬라이더는 마구다. 만화에서 보던 공이다"라고 정의했다.
그는 다르빗슈 슬라이더에 대해 "슬라이더는 90마일(145km)까지 나왔다. 그러나 경기 초반에는 조금 늦게 변하다 경기 중반 이후부터는 움직임이 매우 좋다. 변화도 크고 종으로도 떨어진다. 이는 충분히 삼진을 잡아낼 수 있는 능력이 된다"며 칭찬했다.
다르빗슈 커브 구속은 78~81마일(125~130km)이며, 슬러브는 81~84마일(130~135km) 정도지만 각도와 제구가 매우 좋다. 커브는 낙차가 크지만 슬러브는 낙차는 짧은 대신 속도가 더 빨랐다.
그는 또 "65마일(100km)를 갓 넘기는 슬로 커브 역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데 효과적이며, 포크볼 역시 낙차가 커 헛스윙을 유도해낼 수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르빗슈, 80점 만점 70점 이상의 투수
보통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80점 만점을 기준으로 세부 항목을 평가한다. 구종, 제구력, 체력 등등 10개가 넘는 세부 항목을 평가한다. 그 세부 항목을 가지고 종합적으로 점수를 부과한다.
80점 만점 가운데 75점 이상은 지구 우승을 이끌 수 있는 팀의 1선발 급이다. 뉴욕 양키스 C.C 사바시아, 필라델피아 필리스 로이 할러데이, 클리프 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팀 린스컴 등이 이에 속한다.
다르빗슈는 이들보다 한 단계 낮은 70점을 받았다. 그는 "다르빗슈의 컨트롤은 80점 만점에서 70점을 주고 싶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해서도 70점 이상으로 평가하고 싶다. 그는 항상 스트라이크를 겨냥해서 던진다"면서 "그의 모든 투구를 종합해 볼 때 80점 만점에서 70점을 주고 싶다"고 총평했다.
그러나 그는 "다르빗슈는 일본에서 성공적인 선수 생활을 보냈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루키다. 적응해야 하는 부분들이 많다"라고 말하면서 "다르빗슈는 싱커형 투수는 아니다. 가끔은 대량 실점을 한다. 메이저리그에서 뛸 경우 주의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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