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오후 진갑용(37, 삼성 포수)과 전화 통화가 닿았다. 언제나 그렇듯 그의 목소리는 유쾌했다. 사자 군단의 3관왕 등극을 이끈 그에게 근황을 묻자 "쉬는게 보약"이라고 껄껄 웃었다. 진갑용은 "아직도 여기저기 아프다. 그래서 쉬어야 한다"고 너스레를 떨며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체력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팀내 최고참인 진갑용은 올 시즌 112경기에 출장, 타율 2할7푼3리(286타수 78안타) 10홈런 42타점 26득점으로 녹슬지 않은 타격감을 과시했다. 그리고 국내 최고의 안방마님답게 명품 리드를 선보이며 철벽 마운드 구축에 이바지하기도 했다. 진갑용이 없었다면 사자 군단의 정상 등극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이번 스토브리그에는 각 구단의 전력 보강이 활발하다. 한화는 메이저리그 124승 투수 박찬호와 송신영을 영입해 마운드 강화를 꾀했고 거포 김태균을 품에 안으며 타선의 무게감을 키웠다. 또한 롯데는 붙박이 4번 타자 이대호가 일본 무대로 진출했지만 SK 출신 정대현과 이승호를 데려왔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정설처럼 마운드 보강을 통해 주포의 공백을 메울 계획.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포수 진갑용은 타 구단의 전력 보강에 대해 "내년 시즌 재미있을 것 같다. 좋은 승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와의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이번에 우승하게 되면 장기 집권할 것 같다"고 전망했던 진갑용은 "당연한 것 아닌가. 우리는 우승 전력에서 (이)승엽이가 왔잖아. 더욱 막강해질 것"이라고 무적함대 구축을 확신했다.
세리자와 유지 배터리 코치는 "진갑용의 나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의 체력과 기량을 유지하느냐가 관건이 아닐까 생각된다"며 "진갑용이 100경기 이상 출장한다면 팀이 더욱 강해지고 주전 포수로서 제 역할을 소화하지 않겠냐. 내년에도 100경기 이상 출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진갑용의 내년 시즌 목표 역시 100경기 출장이다. "100경기 자신있다. 내년에도 즐기는 마음으로 경기에 나설 생각이다. 3관왕 역시 가능하다". 삼성과 2년간 총액 12억원(계약금 4억원, 연봉 4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한 안방마님 진갑용은 생애 5번째 정상 등극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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