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롯데, 임훈 리턴픽이 부른 긍정 효과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12.28 07: 22

사상 첫 FA 보상선수 리턴픽이다.
SK는 27일 롯데 임훈을 보상선수로 지명했다. FA 정대현에 대한 반대급부였다. 지난 7일 임경완의 보상선수로 롯데로 갔을 때는 SK 임훈이었다. 결국 임훈 입장에서는 원소속팀인 SK로 20일만에 복귀한 것이었다.
한달이 채 되지 않아 롯데와 SK를 오간 외야수 임훈(26)이었다. FA 제도의 맹점이 부각되긴 했지만 그렇다고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노릇.

임훈은 롯데맨이 되기 위해 부산을 5차례나 오갔다. 입단식과 연봉협상도 롯데에서 했다. 이런 임훈을 다시 받아들인 SK도 고민이 적지 않았다. 롯데 역시 한 식구로 여겼던 임훈을 내놓아 아쉬움이 컸다. SK와 롯데는 임훈을 통해 어떤 효과를 얻었을까.
▲SK, 적극적인 임훈 끌어안기
SK는 불과 몇달 사이에 많은 변화를 겪었다. 프런트와는 달리 감독부터 코칭스태프까지 대대적인 교체가 있었다.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쪽은 역시 선수들.
이 감독을 비롯한 새 코칭스태프 역시 이런 선수단 분위기에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행여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분위기를 흐트리지 않을까 해서다. 이에 프런트 역시 개인 기록보다는 팀 준우승에 좀더 무게를 두고 있다. 주전들의 삭감폭을 최대한 줄여 불만을 최소화 하려 하고 있다.
26일 코칭스태프 회의는 이 감독의 집에서 있었다. 이 감독의 부인 이신화 씨가 직접 마련한 음식이 켵들여진 가운데 초점은 임훈에 맞춰졌다. 이광근 수석코치를 비롯한 코칭스태프 대부분이 임훈의 이름을 적극적으로 거론했다. 어차피 투수가 없다면 팀 분위기를 추스르는 차원에서라도 임훈을 데려오자는 내용이었다. 이에 이 감독도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에는 프런트의 입장도 반영됐다.
임훈도 이런 분위기를 잘 알고 있다. 임훈은 "코치님들이 적극적으로 나를 데려오자고 했다는 것을 들었다. 감독님도 '축하한다. 하던대로 열심히 하자'고 격려해주셨다"고 웃었다. 이 감독 역시 "외야 자원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왕이면 '우리 선수는 보호한다', '우리는 하나'라는 느낌을 선수들에게 주고 싶었다. 더불어 경쟁을 통해 임훈이 더 발전할 것이라 믿었다"고 말했다.
SK 선수들은 다시 돌아온 임훈을 누구보다 반겼다. 송은범, 윤희상, 정우람, 김광현, 최정, 조동화 등 선수 대부분이 임훈에게 직접 전화하거나 문자메시지를 통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 때문에 임훈의 허전한 마음도 빠르게 채워졌다.
▲롯데, 백업 및 경쟁심 자극
제법 풍부한 외야진을 갖춘 롯데가 임훈을 뽑은 이유는 결국 경쟁이었다. 김주찬, 전준우, 손아섭 외에도 이인구, 이승화, 황성용, 김문호 등 백업들도 즐비한 롯데다.
이에 양승호 롯데 감독은 "시즌 후 김주찬이 FA 자격을 얻는다. 만약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임훈을 통해 기존 주전들과 백업 요원에게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메시지이기도 했다.
또 롯데 내부에서는 임훈의 기량이 백업 외야수 중 가장 높다고 판단했다. 임훈은 올해 6개의 3루타를 쳤다. 8개를 기록한 정수빈(두산)에 이어 이 부문 2위다. 임훈이 93경기 229타수였고 정수빈이 그 2배에 달하는 128경기 414타수였다는 점에서 많은 부분을 시사하고 있다. 수비에 더해 타력과 주루 능력까지 인정을 한 셈이다.
실제로 롯데는 임훈의 연봉을 5000만원에서 8500만원으로 대폭 올렸다. 이는 롯데 측이 SK의 고과를 물어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훈을 도저히 묶을 수가 없었다. 외야 경쟁을 붙일 수 있었는데 아쉽다"는 양 감독은 임훈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번에는 인연이 아닌 것 같다. 하지만 항상 지켜 보겠다. 열심히 잘하라"고 격려했다. 임훈은 떠났지만 롯데 외야진에는 확실한 자극제가 됐다. 코칭스태프의 의도가 정확하게 드러난 만큼 주전을 향한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SK와 롯데 모두 트레이드에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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