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포수 김태군(22)은 요즘 매우 바쁘다.
김태군은 잠실구장에서 자율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그는 "도루를 저지할 때 스텝을 바꾸는 연습을 하고 있다. 시즌 중반에 바꿨었는데 몸에 맞지 않아 다시 바꾸고 있다. 그리고 송구 등 기본 훈련도 착실히 하는 중이다. 상대팀을 파악하기 위해 올해 133경기도 복기하고 있다"고 최근 근황을 전했다.
왜 그렇게 바쁜지 물으니 김태군은 직접 말하기도 싫은 듯 "아시잖아요"라고 답했다. 김태군의 올해 성적은 38경기 47타수 11안타 타율 2할3푼4리. 타율은 평범한 수준이지만 도루저지율이 1할(20번 시도 중 2번 저지)에 불과했다. 포수로서는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성적이다.

김태군은 "원래 이 정도면 됐다 하고 만족하는 성격이었다. 그런데 올해가 끝나고 성적을 보면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이상하게 나갈 때마다 잘해야 된다는 생각에 실수를 더 많이 하다보니 위축됐다. 쫓기는 것 같고 눈치도 많이 보였다"고 말했다.
올해 김태군은 시즌 후반 체력이 떨어진 조인성을 대신해 포수 마스크를 썼다. 그러나 조인성은 시즌이 끝난 뒤 FA로 SK의 유니폼을 입었다. 내년 LG의 안방 마님은 '공개 모집' 중이다.
김태군은 "조인성 선배님이 가신 게 나에게는 사실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복받은 것 같다. 그렇게 못했는데 내년에 주전이 될 기회가 생긴 게 아닌가. 내년에 잘 해서 주전 자리를 꿰차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의 롤 모델은 김정민 LG 배터리코치다. 김태군은 "내가 처음 들어왔을 때는 선수셨는데 항상 긍정적이고 차분하셨다. 지금 코치로서도 당연하지만 그때 코치님을 보면서 많이 배웠다. 그리고 지금의 나를 만들어주신 것도 코치님"이라며 김 코치에 대한 애정과 존경을 드러냈다.
김태군도 김 코치를 따라 변신 중이다. 그는 "처음 들어왔을 때 그때는 선배였던 코치님이 '포수는 자기 표현을 하면 안 된다'고 말씀해주셨다. 원래 성격은 다 드러내는 편인데 지금은 경기가 마음대로 안돼도 참고, 잘 돼도 내가 잘한 게 아니라 나는 투수를 빛나게 만들어주는 역할이라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런 포수의 역할을 몸소 깨닫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다. 그는 "지금까지 1군 병에 걸렸었던 것 같다. 1군에 4년 동안 있으니 이 정도면 됐다 라고 생각해왔다. '물에 물탄 듯, 술에 술 탄듯 지내왔다. 그런데 언론에서 내년이면 5년차인 나에게 아직도 '유망주'라고 부르더라. 그만큼 내가 보여드린 게 없구나 싶었다"고 밝혔다.
김태군이 과연 내년 유망주 꼬리표를 떼고 주전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내년 주전 포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달라진' 김태군은 벌써부터 "내년이 기대된다. 빨리 왔으면 좋겠다"며 자신의 성장한 모습을 선보일 기회를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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